세계 흡연실태 보고서…뇌 발달에 니코틴 악영향
규제 없는 국가 84곳…"국민건강 위에 적절한 정책 채택해야"
WHO, 전자담배 규제강화 촉구…"청소년 겨냥한 범죄·인권침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자담배 때문에 청소년이 건강을 위협받고 흡연에 빠져든다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27일(현지시간) 발간한 2021년 세계 흡연실태 보고서에서 "공공의 건강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전자담배 및 유사 기구를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WHO는 특히 니코틴이 뇌 발달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이유로 20세 미만의 청소년 등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을 매우 우려했다.

또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이 수천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맛과 안심 문구 등을 사용해 어린이·청소년 등을 공략하는 것에 대해 "범죄 행위이자 인권 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WHO 측은 "흡연에 노출된 어린이·청소년은 니코틴 등과 같은 독성 물질에 평생 중독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WHO 비전염성 질병 홍보대사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도 "담배 회사들은 담배 판매가 감소하자 전자담배와 같은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며 "그들의 목표는 간단하다.

다른 세대를 니코틴에 중독시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흡연자 수는 10억 명이 넘는다.

또 간접흡연 피해를 포함해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한 해 8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한 국가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포함해 32개 나라에 불과하다.

또 다른 79개 국가에서는 공공장소 사용 금지, 포장지에 건강 경고 표시 등 조치만 하고 있다.

이들을 제외한 84개 국가에서는 여전히 전자담배에 대해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자담배 및 유사 기구를 금지하지 않은 정부에서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청소년 등 취약 집단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