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단계 격상 김해 먹자골목 한산…"매장 문 닫아야 할 판"
경남지역 18개 시·군 중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시행된 김해시 유흥거리는 27일 매우 한산했다.

4단계 격상 첫날인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김해 내외동 먹자골목은 매장마다 펼치지 못한 야외 테이블이 매장 안팎에 쌓여 있었다.

일부 식당은 영업 시작 시각이 훨씬 지났지만 '휴가' 등 안내 메모조차 없이 문이 닫혀 있었다.

오후 7시께 먹자골목 내 한 삼겹살 매장은 전체 13개 탁자 중 손님이 앉은 곳은 단 2개.
탁자마다 2명씩 앉아 식사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손님 수가 3단계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식당에서 식사하던 한 50대 김해시민은 "애초 지인 4명이 만나려고 오래전에 약속했는데 거리두기 때문에 2명만 만났다"며 "인원 제한을 유흥업소만 하면 될 것을 왜 일반 식당까지 적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삼겹살 매장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꼬칫집 점주 A(53)씨는 "3단계 격상되고 장사가 되지 않아 며칠 쉬고 오늘 복귀했는데 다시 문 닫아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르포] 4단계 격상 김해 먹자골목 한산…"매장 문 닫아야 할 판"
그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매장을 가리키며 "영업 시각·손님 수를 이렇게 제한하면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격분했다.

이날 먹자골목 일대는 인적이 드물어 사람들 소리보다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더 많이, 크게 들리는 듯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다는 오후 8시 30분께 상황도 매한가지였다.

거리에도 매장에도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일식집 업주는 "방역도 좋지만, 단계를 계속 격상하니깐 경제·정신적 피해가 엄청나다"며 "정부는 상인들 입장을 아는지? 단계 격상을 심사숙고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림픽처럼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 장사가 더 잘돼야 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일부 업소는 일찍 문을 닫아 매장 안 냉장고 조명만 밝게 빛났다.

영업이 중단된 노래방, 유흥주점 등의 간판은 전원이 꺼진 곳도 많았다.

한 술집에서 만난 20대는 단계 격상이 무덤덤하다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는 외국인 유흥업소발 코로나 확진자가 지속해서 증가하자 이날부터 8월 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했다.

[르포] 4단계 격상 김해 먹자골목 한산…"매장 문 닫아야 할 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