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에 앞서 미륵전에서 조문하며 절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에 앞서 미륵전에서 조문하며 절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월주스님 영결식에서 120분 내내 졸았다. 지난주 120시간 내내 일했냐"며 "지도자 격은 물론 예의도 기본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논란이 됐던 윤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발언을 빌려 맹공에 나선 것. 이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즉각 논평을 내고 "'억까 정치'(억지로 까는 정치)는 유감"이라고 되받아쳤다.

최재성 "정치인들의 졸음 이해한다만…해도 너무했다"

최 전 정무수석은 이날 '윤석열 전 총장님 해도 너무했습니다' 제하 입장문을 내고 "야권 대통령 후보에 대한 습관이나 사소한 실수에 관련한 비판이 아닌가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어제 윤 전 총장님의 문제는 경우가 달랐다"고 운을 뗐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사진=연합뉴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 사진=연합뉴스
그는 "정치인들의 조는 장면이 가끔 보도되곤 한다. 졸음과 싸움은 정치인들 모두에게 어렵다"며 "공식 행사나 국회 회의 장소에서 졸면 문제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졸더라도 10~20초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적었다.

이어 "서해수호의날 김태년 의원도 고개를 떨군 6초 때문에 야당과 언론의 맹비난을 받았다"며 "몇 년 전 현충일 행사에서의 정우택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때 졸았던 야당 의원도 10여 초의 굴욕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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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런데 어제 월주스님 영결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총장은 120분 내내 졸았다. 2, 3분 정도 졸고, 몇 초 정도 깨기를 반복했는데 이 정도면 존 게 아니라 잔 것"이라며 "정치인의 졸음을 탓하지 않던 저지만, 윤 전 총장의 어제의 잠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전 정무수석은 "어떤 영결식에서도, 추념일에도, 수많은 국회 회의에서도 저런 사람은 없었다"며 "예의도 기본도 없다. 어찌 저런 분이…"라고 했다.

끝으로 "게다가 어제 윤 전 총장은 나눔의집과 관련해 '인격 말살' 발언까지 한 날"이라며 "자신에게 필요한 말만 하고 잠만 자버린 격이다"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영결식까지 정치 분쟁으로 변질, '억까 정치' 유감"

이날 윤 전 총장 측은 "송영길 대표가 소모적인 '억까 정치' 억지로 까내리는 정치를 하지 말자고 이준석 대표에게 언급한 게 불과 얼마 전 일"이라며 "그럼에도 최 전 정무수석은 억지 주장을 펼쳐가며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를 정치 갈등과 분쟁의 장으로 변질시켜 버렸다"고 반격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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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 전 정무수석은 추미애 장관의 뒷자리에 착석하며 윤석열 후보와 대각선 거리를 두고 앉아있었다"며 "최 전 수석의 '억까 주장'이 사실이려면 고인을 추모하는 120분 내내 윤석열 후보만 응시하고 있어야 하는데 황당한 주장에 더 어떻게 응대를 하면 좋을까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방역에 집중하며 국민들이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할 때 조기축구에 참석해 튼튼한 체력을 과시한 본인의 비상식과 체력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냐"며 "최근 최 전 수석은 '당 대표가 최대 리스크'라며 송영길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는데 국민의 상식에 맞춰 언행에 신중하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