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혐의 전면 부인…장시간 조사 전망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혐의를 받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공수처가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을 끝내고 90여 일간 이어져 온 1호 수사를 마무리 지을지 주목된다.

공수처, 수사 90일만에 조희연 소환…'특채의혹' 추궁
이날 조 교육감에 대한 피의자 신문에는 공수처 수사2부(김성문 부장검사) 검사와 수사관이 참석했으며, 조 교육감 측에서는 법무법인 진성 소속 이재화 변호사가 입회했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2018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국가공무원법위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이 사전에 채용 대상을 특정했는지, 부교육감 등을 채용 업무에서 배제했는지, 심사위원 선정에 우회적으로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의 수사 개시 직후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날 조사는 상당히 오래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 청사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특채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특채에 대한 법률 자문을 2차례나 받았고 문제가 없다기에 채용을 진행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특채 심사위원들이 지원자들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단지 우연일 뿐"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조 교육감은 공수처의 수사 개시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이미 시작된 수사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공수처, 수사 90일만에 조희연 소환…'특채의혹' 추궁
공수처는 심야까지 장시간 조사를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날 조사로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소환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여러 차례 소환 조사가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조 교육감이 1회 조사로 마무리 짓고 싶어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을 받는 이규원 검사를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을 때 밤샘 조사를 벌였다.

공수처는 조사 이후 조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하겠지만 실제 청구로 이어질 개연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는 조사를 마무리 짓는 대로 조 교육감 기소 여부 판단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주 내로 조 교육감에 대한 조사를 마칠 경우 이르면 8월 초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판검사와 고위 경찰관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가지기 때문에 조 교육감을 기소하려면 검찰에 공소제기 요구를 해야 한다.

조 교육감을 불기소하기로 판단하면 불기소 결정을 내린다.

다만 검찰은 공수처의 공소제기 요구에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 결정을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 기관간 마찰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