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노장은 살아있다'…남자 사브르 자존심 지켜낸 맏형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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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AG 이후 대표팀 떠났다가 복귀…한국 펜싱 첫 '올림픽 3회 메달' 금자탑
특별취재단 = '노장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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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한국 선수단 소개 자료 중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남긴 말이다.
어쩌면 밟을 수 없었을지도 모를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동생들이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조기 탈락한 가운데 그는 또 한 번 동메달을 목에 걸며 살아있는 노장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정환은 2005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이후 한국 남자 사브르의 버팀목이 돼 온 선수다.
178㎝로 남자 펜싱 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특유의 날렵한 스텝과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펜서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런던에서 구본길, 원우영, 오은석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한국 펜싱의 사브르 전성시대를 알렸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선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 한국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 최초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5년 전 리우에서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그는 이미 30대였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올림픽이라며 '유종의 미'를 얘기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개인전엔 출전하지 않은 채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후배들과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면서도 그는 '마지막'을 언급했다.
그해 앞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어찌 보면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열었음에도 '국가대표' 타이틀을 점차 멀리하기 시작했다.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 요건을 갖췄으나 부상 치료와 학업 등을 이유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는데, 실은 은퇴를 고민한 때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끝을 선언하지도 않았던 김정환은 잠시 대표팀을 떠나 있던 2019년 4월 서울 SK텔레콤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당시 세계랭킹 1위이던 일라이 더쉬워츠(미국)를 꺾고 동메달을 따내 여전한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뛰어보니 도쿄올림픽까지 해볼 욕심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고민을 이어가던 김정환은 또 한 번의 시작을 택했다.
국가대표 선발에 반영되는 각종 국내 대회에서 입상하며 저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2019년 9월 대표팀에 복귀해 도쿄를 향해 달렸다.
이후 첫 국제대회인 2019년 11월 이집트 카이로 월드컵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경기력을 유지하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림픽이 연기되는 걸림돌을 마주했지만,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어렵게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펜싱 선수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개인전 2회 입상도 한국 펜싱 선수 중 최초다.
이날 카밀 이브라기모프(ROC)와의 8강전에서 12-14를 뒤집은 뒤 울분의 눈물을 터뜨릴 정도로 그는 독기와 근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승부사이기도 하다.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역전승으로 풀어내며 뜻깊은 금자탑을 세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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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한국 선수단 소개 자료 중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라는 질문에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맏형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이 남긴 말이다.
어쩌면 밟을 수 없었을지도 모를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동생들이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조기 탈락한 가운데 그는 또 한 번 동메달을 목에 걸며 살아있는 노장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정환은 2005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이후 한국 남자 사브르의 버팀목이 돼 온 선수다.
178㎝로 남자 펜싱 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특유의 날렵한 스텝과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펜서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런던에서 구본길, 원우영, 오은석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해 한국 펜싱의 사브르 전성시대를 알렸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선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 한국의 남자 사브르 개인전 최초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5년 전 리우에서 첫 올림픽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그는 이미 30대였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올림픽이라며 '유종의 미'를 얘기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개인전엔 출전하지 않은 채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후배들과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면서도 그는 '마지막'을 언급했다.
그해 앞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어찌 보면 선수 생활의 전성기를 열었음에도 '국가대표' 타이틀을 점차 멀리하기 시작했다.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 요건을 갖췄으나 부상 치료와 학업 등을 이유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는데, 실은 은퇴를 고민한 때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끝을 선언하지도 않았던 김정환은 잠시 대표팀을 떠나 있던 2019년 4월 서울 SK텔레콤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당시 세계랭킹 1위이던 일라이 더쉬워츠(미국)를 꺾고 동메달을 따내 여전한 기량을 뽐내기도 했다.
"뛰어보니 도쿄올림픽까지 해볼 욕심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고민을 이어가던 김정환은 또 한 번의 시작을 택했다.
국가대표 선발에 반영되는 각종 국내 대회에서 입상하며 저력을 잃지 않았고, 결국 2019년 9월 대표팀에 복귀해 도쿄를 향해 달렸다.
이후 첫 국제대회인 2019년 11월 이집트 카이로 월드컵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경기력을 유지하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림픽이 연기되는 걸림돌을 마주했지만,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어렵게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펜싱 선수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개인전 2회 입상도 한국 펜싱 선수 중 최초다.
이날 카밀 이브라기모프(ROC)와의 8강전에서 12-14를 뒤집은 뒤 울분의 눈물을 터뜨릴 정도로 그는 독기와 근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승부사이기도 하다.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역전승으로 풀어내며 뜻깊은 금자탑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