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위원회는 업무보고 대상일까'…전북도의회서 '설전'

이형규 자치경찰위원장 "독립적 기구, 의회에 업무보고 해야 하는지 의문"
김대중 도의원 "도의회와 소통 거부는 비민주적 운영 방식, 보고해야"

22일 열린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업무보고에서 자치경찰 위원장과 도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

이형규 전북자치경찰 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 시작에 앞서 "자치경찰 위원회가 의회에 업무보고를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법령에 의회에서 예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 의결로써 자치경찰 사무에 대해 시·도 자치경찰 위원장의 출석 및 자료를 요구할 수는 있기 때문에 예산사업이나 자치경찰의 주요 정책에 대해서 경청하고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세부적 사항까지 의원들께 보고드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신을 밝혔다.

위원들의 임기를 보장하는 등 법적으로 독립된 기관이 도의회에서 세세한 업무보고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문승우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등 소속 위원들이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잠시 업무보고가 중단됐다.

김대중 도의원은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적 운영에 대해 도민의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의회와 소통을 단절하는 것이 독립은 아니다"라며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와 소통을 거부하고 어떻게 도민과 소통을 통한 민주적 운영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문승우 행정자치위원장도 "자치경찰 위원장의 도민과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도의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압박했다.

행자위 위원들은 전북도의회가 요구하면 자치경찰 위원장은 (도의회에) 출석·답변해야 한다는 '전북도 자치경찰 사무와 자치경찰 위원회의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하도록 한 도의회의 조례가 잘못된 것"이라며 "조례는 상위법에 근거한다.

조례에 지방자치법을 언급했으나 지방자치법 어디에도 자치경찰 사무가 자치단체 사무라고 되어 있지 않다"고 재반박, 자치경찰 위원회의 성격을 놓고 서로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