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 회의서 여연 분석 공유…"빠진 尹 지지율, 崔로 안 가"
팬데믹에 멈칫한 劉·元·洪 '부동층 선점' 초조…"8월초 활동"
尹지지율, '모르겠다'로 이탈…흡수못하는 국힘 주자들
야권의 장외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무엇보다 당내 어떤 주자도 윤 전 총장에게서 떨어져나온 지지율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대로는 야권 지형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범야권 지지율의 전체 파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고공행진을 벌이던 윤 전 총장 지지도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감소 폭은 최대 두 자릿수에 달한다.

지난 15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넉 달 만에 처음으로 20%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 22일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합동조사에선 20%선이 무너지며 19%까지 내려갔다.

지난 3월 검찰총장 직 사퇴로 대권 도전이 가시화 된 이후 최저치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도 상당한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 추이가 "위험하다"고 했다.

전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비공개 발언에서는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 흐름 등을 분석한 결과가 공유된 것으로도 연합뉴스 취재 결과 파악됐다.

尹지지율, '모르겠다'로 이탈…흡수못하는 국힘 주자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최근 2주 사이에 3분의 1이 폭락한 윤 전 총장 지지율에서 상당수가 '모르겠다'는 응답으로 넘어갔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중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이동한 지지율은 극히 일부라는 게 여연 측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다고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윤 전 총장 지지율과 연동되는 커플링(동조화) 양상을 보인다는 점도 당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갤럽 등에 따르면 두 달째 상승세를 타던 국민의힘 지지도는 이달 들어서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주차 조사에서 4년 9개월 만에 민주당을 앞섰다가 일주일 만에 다시 내려앉았다.

최근 여연 등 당 내부적으로도 비슷한 추이를 확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급락세에 당내 주자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표정이다.

아직 당내 경선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에게서 등 돌린 '부동층'을 흡수할 여건이나 계기가 마땅치 않은 탓이다.

당장은 팬데믹이 걸림돌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지난주 계획했던 비전 선포식을 한 차례 미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정 책임자로서 대권 행보에 발 벗고 나서기엔 부담이 크고,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조직력이 강점인 홍준표 의원으로서도 출정식을 하기엔 여건이 좋지 않다.

尹지지율, '모르겠다'로 이탈…흡수못하는 국힘 주자들
이들은 8월 초를 활동 개시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시기를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 측은 "지금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에 윤 전 총장으로 지지가 쏠리지만, 점차 미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며 '비전 경쟁'에 자신감을 표했다.

홍 의원 측도 "정통보수는 홍 의원이 유일하고, TV 토론 등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며 당내 지지층 결집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당내 주자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확인했던 과정"이라고 기대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는 메시지로도 보인다.

尹지지율, '모르겠다'로 이탈…흡수못하는 국힘 주자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