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총리, 자국의 '성 소수자 법' EU 비판에 "국민투표"
성 소수자 관련 법을 두고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어온 헝가리 총리가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우리는 양보할 수 없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몇 주 동안 EU는 아동 보호법을 둘러싸고 헝가리를 분명하게 공격해왔다"며 "헝가리 법은 유치원과 학교, TV와 광고에서 성과 관련한 선전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투표에는 헝가리 국민들의 동의 없이 학교에서 성적 지향에 관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는지, 아동의 성적 지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아무런 제한 없이 노출해도 되는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민투표를 언제 시행할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우파 권위주의 지도자인 오르반 총리는 스스로를 서구 자유주의로부터 전통적 기독교 가치를 수호하는 인물로 묘사하며 성 소수자 반대 운동을 강화해왔다.

앞서 헝가리에서는 지난달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의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이 집권당 주도로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15일 헝가리가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조치를 했다면서 법적 대응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