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민사 2-2부(강문경 김승주 이수영 고법판사)는 전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본부장 A씨가 광주 복지연구원(옛 광주복지재단)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파기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임금 870여만원과 2019년 8월부터 A씨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296만원 상당의 임금을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광주 복지연구원은 2019년 5월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둔 A씨를 해고했다.
광주시는 앞서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매점의 불법 전대 의혹이 제기돼 2018년 12월 목적감사를 진행했다.
시 감사위원회는 공유재산을 불법으로 전대한 매점 임차인의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사람이 운영한 것을 알고도 묵인한 책임자 A씨의 계약을 해지하라고 연구원 측에 요구했다.
임차인 B씨는 건강이 안 좋아 친인척을 고용했다며 무단 전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전에도 무단 전대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법권이 없어 조사 권한이 없었다"며 "당시 공유재산 담당자에게 사실관계 확인 지시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시와 연구원이 이용섭 광주시장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부터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압박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 부당해고를 인정받았고 중앙노동위와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법도 연구원의 청구를 기각하고 같은 판단을 내렸다.
민사 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최소한의 조치를 한 점, 법령상 연구원 대표이사인 이용섭 광주시장이 공유재산 실태조사 의무를 부담하고 A씨는 이를 보좌하는 지위에 불과한 점, 연구원이 매년 계약을 갱신하면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다만 A씨를 몰아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매년 공유재산 실태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징계 사유에 해당하나 2018년 5월에는 담당 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자 임차인을 면담하고 임차인의 친인척에게 급여 이체 내역 등을 제출받아 고용 관계를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조처를 했다.
이 부분의 징계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임차인과 그 친인척 간 고용 관계가 성립한다면 불법 전대라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그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 권한을 가졌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의 성실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거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해고는 재량권을 벗어난 위법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