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토 등 해킹 비난에 반발…"흑백 뒤집기 수용못해"
中 "미국이야말로 세계최대의 사이버 공격 근원국"(종합)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등이 마이크로소프트(MS) 해킹 등 각종 사이버 공격을 중국 소행으로 규정하자 중국이 자국은 오히려 피해자라고 항변하면서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등의 주장에 대해 "흑백을 뒤집는 것으로 순전히 정치적 목적의 비방이다.

중국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메일 서버 소프트웨어 '익스체인지'를 겨냥한 해킹 공격 배후로 중국 국가안전부와 연계 해커를 지목하고 EU, 나토, 영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도 중국 비판에 동참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해킹 공격을 부추기거나 용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야말로 전 세계 최대의 사이버 공격 근원 국가"라면서 중국 인터넷 보안업체 360을 인용해 중국의 항공우주, 과학연구기관, 석유, 인터넷, 정부기구 등 핵심 영역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공격이 11년간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공격이 중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 핵심 기초 인프라 안보를 해쳤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소수의 국가가 국제사회를 대표하지는 못 한다"면서 "미국과 그 동맹은 중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멈추고 중국에 대한 비방을 중단하라. 중국은 필요한 조치로 중국의 사이버 안보와 스스로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주재 중국 사절단 대변인도 입장문에서 중국도 사이버 공격의 주요 피해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에 서버를 둔 5만2천여 개의 악성 프로그램이 지난해 중국 네트워크에 침입했다는 중국 컴퓨터 바이러스 응급처리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국가안전, 경제발전, 국민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강변했다.

이어 "일부 서방국가는 자신의 기술적 우위를 통해 거리낌 없이 동맹국을 포함한 세계를 무차별로 도청했다"며 최근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유럽 주요 정치인 감청 의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도 "네트워크 안전 문제는 각국의 공동이익과 관련되는 만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오명화(汚名化·낙인찍기)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국가 간 신뢰가 악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각국이 네트워크 안전 문제에 대해 명확한 약속을 해 평화·안전·개방·합작의 네트워크 공간을 조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백악관은 성명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이 보이는 무책임한 행위의 양상은 세계에서 책임 있는 리더가 되겠다는 중국의 목표와 모순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 규탄에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한 것이며 특히 NATO가 동참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