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의 감산 완화 소식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크게 하락했다.

19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39달러(7.5%) 떨어진 배럴당 6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9월 8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으며, 유가 수준은 5월말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브렌트유 역시 7% 이상 하락해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OPEC+ 산유국들의 감산 완화에 따른 공급 우려, 달러화 강세 등의 흐름에 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이날 미국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달러와 국채 가격이 급등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악화했다.

위험선호 심리가 악화하면 통상 유가는 하락한다.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비싸져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유가를 끌어내리지 않으면서 증산에 나서려는 OPEC의 노력이 타격을 입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크로 거래도 유가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와 중국과 전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 OPEC+ 산유국들의 증산 소식 등으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센트는 "전 세계 원유업체들의 정제 수준은 개발도상국들의 백신 접종률이 크게 증가하고, 국제 여행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게다가) 북반구 지역에 가을~겨울 계절성 바이러스 시기가 돌아오고 있어 조만간 정상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OPEC+ 산유국들이 오는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추가적인 감산 완화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공급 확대 우려가 커졌다.

증산은 내년 9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산유국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생산 기준을 하루 320만 배럴에서 350만 배럴로 상향했다.

이라크, 쿠웨이트, 러시아의 원유 생산 기준도 상향됐다.

이러한 기준은 내년 5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와인버그 원자재 리서치 담당 헤드는 "OPEC+ 산유국들의 합의 타결로 지난 2주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고객들의 신뢰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원유 시장에는 (합의 소식은) 더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경우 올해 말까지 총 하루 200만 배럴이 늘게 되며 UAE와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생산기준이 하루 총 160만 배럴 상향돼 장기적으로 더 많은 원유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는 "당장 이러한 추가 원유가 시장에 필요한지 불명확해 이번 합의는 내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산유국들이 이번 계획을 준수할 경우 앞으로 몇 달간 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OPEC+ 합의안이 유가에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공급 수준이 점차 유가 강세를 자극하고, 비OPEC 산유국들의 공급도 앞으로 몇 달간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