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새 프로그램 론칭…포맷도 데이팅부터 육아까지 다양
최근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예능가의 한 축이 됐다.

제법 인기를 얻었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와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시리즈가 퇴장한 뒤 최근에는 JTBC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 SBS TV '신발 벗고 돌싱포맨', MBN '돌싱글즈'까지 잇따라 론칭하면서 아예 '돌싱 예능'이 주류 장르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같은 '돌싱 예능'이라도 세부 포맷은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한 스타 부부가 다시 만나 재결합 여부를 고민해보는 과정을 담아 서사와 예능 코드를 함께 갖췄고,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는 다시 사랑하고 싶은 돌싱 스타들의 데이트 도전기를 담아 공감과 격려를 함께 얻었다.

최근 '내가 키운다'는 돌싱이 된 싱글맘들의 육아기를 담아 큰 화제를 모으며 3%대(닐슨코리아, 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 시청률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출연진은 배우 조윤희, 김현숙, 방송인 김나영으로 구성됐는데, 대부분 이혼 후 어떻게 아이들과 일상을 보내는지 공개되지 않은 스타들이라 더 주목받았고 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솔직하게 일상은 물론 속마음까지 공개해 호평받았다.

다양한 이유로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된 스타들이 각종 육아 팁과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은 '돌싱'과 '육아' 코드를 조합해 새로운 예능 장르의 탄생을 알렸다.

출연진과 마찬가지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배우 채림이 MC로 나서 이들의 마음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과, 이미 혼자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방송인 김구라가 이따금 건네는 조언도 프로그램의 취지에 부합했다.

'돌싱글즈'는 비연예인 돌싱들을 내세운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그러면서도 MC 군단에 가수 이혜영과 배우 정겨운 등 돌싱 또는 이혼 경험이 있는 스타들이 포함돼 스토리가 풍성해졌다.

특히 이혜영은 프로듀서 이상민과 이혼 후 힘들었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놔 이목을 끌었다.

이제 재혼 1년 차가 된 그는 "이혼 후 3년 동안은 사람을 안 만났다.

제정신으로 살지 못했다"며 "(전 남편과) 교집합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 10년 걸렸다"고 밝혔다.

그 와중에 가수 이상민이 지난 13일 시작한 또 다른 돌싱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 중인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이상민 외에도 배우 겸 방송인 탁재훈, 배우 임원희, 개그맨 김준호 등 SBS 간판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 친숙한 멤버들을 발탁해 시작부터 시청률 5%를 넘겼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야외나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의 집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이혼부터 사업 실패,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스튜디오가 아닌 가장 편안하고 친숙한 집에서 녹화가 진행되는 만큼 MC들의 '무장 해제' 된 모습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게 포인트다.

이처럼 '돌싱 예능'은 최근 돌싱들이 늘어난 사회상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결과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18일 "1인 가구를 조명한 '나 혼자 산다'가 성공했던 것처럼 이혼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도 많아졌고 그를 반영한 예능도 나오게 된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사회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혼모든 비혼 자녀든 돌싱이든 이들을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장벽이 되고 이 사회의 미래도 없어진다.

방송사들이 다양한 형태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용기 있는 선택을 조명하고, 그러면서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선택이자 여러 방법의 하나라는 것을 강조해 조명하는 것은 방송가에서도 필요한 관점"이라고 공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