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2년2개월 넘게 끌어오며, 두 차례 부결된 합의안이 세 번째 만에 통과된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진행한 3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7215명) 중 6707명(92.9%)이 투표해 4335명(투표자 대비 64.6%)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重 임단협 2년2개월 만에 극적 타결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2019년의 경우 기본급 4만6000원 인상, 성과금 218%, 격려금 100%+150만원, 30만원 상당 복지포인트 지급 등이다. 2020년은 기본급 5만1000원을 올리기로 했고 성과금 131%, 격려금 430만원, 지역경제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 합의안에 담겼다.

‘현안’에 대한 별도 합의도 이뤄졌다. 파업 과정에서 사측 징계를 받은 단순 참가자 1400여 명의 징계를 철회하고, 해고자 3명을 재입사시키기로 했다. 노사는 또 파업 과정에서 상호 제기한 고소·고발, 손해배상 소송 등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했으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노조 측이 문제 삼으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당시 물적분할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노조 측에서 무단 점거하고 사측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시설물 파손과 폭행 사건이 불거졌다.

노사는 이후 수차례 만나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고 결국 올 2월과 4월 두 차례 잠정 합의안을 만드는 데 이르렀다. 하지만 마지막 조합원 투표에서 번번이 부결돼 협상 타결은 계속 미뤄졌다. 이번 3차 합의안에선 2020년 기본급을 인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는 이전까지 동결을 주장한 사측이 한발 양보한 것이다. 노조 측은 이를 조합원들에게 내세워 찬성을 이끌어 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교섭 타결로 노사가 그동안의 갈등을 털어내고 함께 힘을 모아 조선업 수주 회복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교섭 마무리를 계기로 지역 대표 기업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회사의 재도약과 지역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노사관계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조선산업 발전과 회사의 위기 극복,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한다는 의지를 담아 단체교섭 조인식을 연다.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식’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