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로서의 본연의 역할 하겠다…미래 다가올 신종감염병 대비할 것"
제넥신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인 성영철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기술책임자로 변신한다.
회사 내에서 모든 직(職)을 내려놓고 과학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리더로 연구에만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14일 제넥신에 따르면 성 회장의 후임으로 회사를 이끌 전문 경영인을 물색한 뒤 오는 9월 1일자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성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성 회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기술책임자로 코로나19 백신과 차세대 유전자 개발에 '올인'하겠다"며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 맡기고 과학자로서 향후 또다시 닥쳐올 신종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백신 플랫폼과 원천기술 확보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난 뒤 기술책임자로 연구개발(R&D)과 관련 분야 전문가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제넥신의 코로나19 DNA 백신 'GX-19N' 개발을 끝까지 완주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 백신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임상 2상 및 3상 계획을 허가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글로벌 임상 2상과 3상을 승인받은 건 제넥신이 처음이다.
DNA 백신 개발을 통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등 유전자 백신 전반과 관련한 경험을 축적하고, 또 다른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DNA 백신은 없다.
이 과정에서 제넥신을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소, 기업, 대학, 병원 등과 다양하게 협업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성 회장은 "제넥신 주도로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DNA는 물론 RNA와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백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과학계 내부에서 기술을 융합하고 시너지를 내게 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자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포항공과대학교 교수이자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창업자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아온 만큼 스스로가 적임자라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학계와 산업계를 잇는 가교 구실을 맡아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R&D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코로나19는 끊임없이 변이를 만들어 낼 테고, 이번 팬데믹이 끝난 후에는 다른 감염병이 다시 올 수밖에 없다"며 "또 다른 감염성 질환의 팬데믹에 대비해 백신 주권을 확보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DNA 백신, mRNA 백신 등 핵산 기반의 유전자 백신과 관련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우수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기존 mRNA 백신의 한계를 극복한 더 안전한 RNA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 집중했던 R&D를 넘어 C&D(connect & development)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시도가 제넥신의 기업 가치는 물론 국가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