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현대자동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투자한 미국의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사로 합류했다.

현대차·SK가 투자한 美 차세대 배터리, LG테크놀로지벤처스도 베팅
SES는 13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아이반호 캐피털 에퀴지션’과의 최종 인수합병 계약을 통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추가 투자자를 공개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설립한 그룹 차원의 벤처캐피털이다. 구광모호(號)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LG전자·화학 등 계열사들이 500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SES의 스팩 결합 종료 후 예상 주식가치 평가액은 36억달러(약 4조1184억원, 13일 환율 기준)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상장 심사가 4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SES라는 종목명으로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은 오는 11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SES가 스팩 합병 직전 2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상장기업 사모투자(PIPE) 절차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 외에 중국의 지리자동차그룹,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대만의 스마트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폭스콘도 참여했다. 한·미·중 3국의 완성차 제조사를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인 데 이어 SK, LG 등 글로벌 배터리산업을 주도하는 기업과도 제휴 관계를 맺음으로써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와는 올 5월 제휴개발계약(JDA)을 맺고, 현대차의 전기차용 ‘A샘플’에 탑재할 리튬메탈배터리(LMB)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2015년부터 SES를 지원해온 GM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생산 공장에서 A샘플 LMB를 공급하기로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버텍스벤처스를 비롯해 피델리티, 프랭클린템플턴 등 글로벌 금융투자사도 SES에 합류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제조 1위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세계 리튬 생산량의 46%(2018년 말 기준)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톈치(天齊)리튬이 SES의 주요 주주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