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분권 배제한 수도권 일극주의, 공모로 재추진해야"
보수 성향 예총·진보 성향 민예총,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
부울경 예술인들 뿔났다…이건희 기증관 서울 결정 규탄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기증관' 입지를 서울로 결정한데 대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예술인들이 공동 입장문을 내고 지방을 무시한 정부의 반문화분권, 반지역균형 정책을 규탄했다.

이번 공동 입장문 발표에는 보수 성향의 예총과 진보 성향의 민예총이 함께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유래가 없는 일이다.

부산예총과 부산민예총은 13일 오후 2시 부산시청앞에서 문체부의 이건희 기증관 부지 서울 결정에 대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같은 시간 울산예총·울산민예총은 울산프레스센터에서, 경남예총·경남민예총은 경남도청 앞에서 같은 입장문을 각각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지난 7일 이건희 회장 기증 미술품 전시공간을 서울에 짓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에 800만 부울경 주민들이 받은 허탈감과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지선정 절차를 공모 방식으로 공정하게 해달라는 지역 요구를 묵살하고, 지자체 간 경쟁 과열을 막는다는 미명 하에 일방적으로 입지 결정을 한 데에 비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설립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중대한 가치를 배제한 채, 지역을 폄하하고 수도권 중심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문체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체부는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찾으려는 시도 없이 서울에만 그 기회를 줘 문화불균형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고 성토했다.

3개 지역 예총·민예총은 "문체부는 수도권 일극주의로 결정한 이건희 기증관 설립계획을 원점부터 재검토하고, 공정한 입지선정을 위해 공모방식으로 재추진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