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도 없이 수의계약, "해당 법인만 조경목적에 부합" 주장
감정평가 내용도 의혹 불거져…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충북 영동군이 영동읍 매천리 일대의 레인보우 힐링관광지를 조성 사업과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조경수·조경석 1곳서 21억원어치 구입…구설 휘말린 영동군
영동군 힐링사업소는 올해 봄 이 관광지에 조경수 145주와 조경석 53점을 들여놓았다.

운반비를 제외한 조경수와 조경석 매입가격은 21억원에 달한다.

불거진 논란은 군의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데다 조경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채 1인 수의계약을 통해 조경수와 조경석을 샀다는 것이다.

영동군은 자체 감사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 9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13일 영동군에 따르면 힐링사업소는 경북 김천에 있는 한 영농조합법인과 계약해 이 관광지 힐링광장에 조경수를 심고 조경석도 설치했다.

느티나무는 그루당 1억∼4억원, 소나무는 2천만∼8천만원, 팽나무는 3천만원에 달한다.

4억원짜리 느티나무는 1천년 묵었다고 한다.

군은 이 법인과 9억9천만원짜리 계약서를 작성했고 나머지는 추후 계약할 예정이다.

군의회는 1인 수의계약으로 조경수를 산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다른 법인에서도 구할 수 있는 나무 등을 1곳에서 21억원치를 구입한 이유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영동군은 "145주 전체가 특수한 조경수이기 때문에 일반 입찰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 해당 법인과 수의계약했다"고 주장했다.

감정평가 내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군의원은 "(구입가를 기준으로 할 때) 이상하게도 일률적으로 법인 평가는 100만∼200만원씩 비쌌고 군 평가는 100만∼200만원씩 저렴했다"며 "누가 봐도 의심스러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구입 예산과 관련, 영동군은 힐링관광지 내 도로 사업비를 아껴 조경수와 조경석을 샀다고 하지만 군의회는 예산 반납·항목 변경 절차를 밟지 않은 데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조경사업을 추진할 때는 통상 어떤 나무를 얼마만큼 들여와 어떻게 심을지를 계획하는데 21억원이나 들어가는 이 사업은 세부 계획조차 없이 추진됐다.

힐링사업소 관계자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지만, 해당 팀에서 어떤 얘기가 있었지 않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동군은 보도자료를 내 "군정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고, 자체 감사를 할 경우 의혹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어 공익감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