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념 소설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박상륭(1940~2017)의 작품을 집대성한 전집이 나왔다.

죽음을 통한 구원이란 주제를 철학적·종교적인 사유로 풀어내 우리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박상륭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국수 출판사는 최근 박상륭 전집 세트를 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작가 타계 4주기를 맞아 과거 단행본들에 있던 오류들을 유족과 편집자가 꼼꼼히 바로잡은 '정본'(定本)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소설뿐 아니라 산문, 서문, 후기 등 박상륭이 공개적으로 쓴 모든 글을 포함했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만3천875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국판 4권에 나눠 담았다.

현재 출간되는 평균적인 소설책으로 치면 20권 분량에 달한다.

중단편 소설, 장편소설-산문, 칠조어론, 주석과 바깥 글(서문/후기)로 구성됐다.

쪽수는 권마다 따로 매기지 않고 연번으로 1쪽에서 시작해 4천572쪽에서 끝난다.

박상륭 타계 4주기 맞아 전집 출간
1940년 전라북도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륭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김동리(1913∼1995) 문하에서 수학했다.

1963년 '아겔다마'가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1969년 간호사인 부인을 따라 1969년 캐나다로 이주해 작품 활동에 천착했다.

2017년 7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대표작은 장편 '죽음의 한 연구'이다.

종교, 신화, 설화, 연금술 등 다양한 관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서른세 살의 화자가 도를 구하는 내용이다.

형이상학적이고 난해한 관념 소설로 유명하다.

문학 평론가 김현은 이 소설에 대해 "'무정' 이후에 쓰인 가장 좋은 소설 중의 하나"라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