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민물 덮친 해상 전복양식장 2천261만마리 모두 폐사
"제발 도와 달라"…400억대 전복 폐사 어민들, 눈물의 호소
"제발 도와달라. 먹고 살길이 없다.

"
12일 오후 1시 30분 전남 강진군 마량항 앞바다 해상전복가두리 양식장.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지사 등을 태운 어선이 도착하자 11년째 이곳에서 전복 양식을 해 왔다는 김은영 씨는 폐사한 전복 위에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김씨는 "애지중지 키운 전복이 다 죽어버렸다"며 '한 번만 도와 달라'고 문 장관 등에게 애원했다.

현장에는 고단백질 덩어리인 폐사한 전복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서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냄새가 심하게 풍겼다.

장관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어민 30여명은 황당한 전복 폐사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1년에서 출하를 앞둔 3년짜리 전복 등 2천261만 마리(시가 400억원 상당)가 지난 8일부터 폐사가 진행되면서 이날 현재 모두 죽어버린 것이다.

양식어민 김준(49) 씨는 "민물 유입 초기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전복이 이제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분리돼 뚝뚝 떨어지는 등 완전히 폐사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제발 도와 달라"…400억대 전복 폐사 어민들, 눈물의 호소
전복 폐사는 지난 5~7일 3일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마량 해역 전복 해상가두리 양식장에 담수가 유입되면서 발생했다.

민물 유입으로 염분농도(5~15pus)가 낮아지면서 전복의 생리 활성화에 영향을 미쳐 폐사한 것으로 강진군은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폭우로 쏟아져 들어온 민물이 양식장을 덮친 데 이어 장흥댐과 간척지 수문 개방으로 민물이 또다시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활력을 잃어가던 전복이 다 죽어버렸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마량해역 전복 양식장을 방문한 문성혁 해수부 장관에게 수산피해 입력 기간 연장, 복구지원 단가 인상 등 현실적인 복구 지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김 지사는 "현재 수산생물 복구지원 단가는 실거래가의 평균 23.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재해복구 단가를 실거래가 대비 50%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종자 배양장 피해에 대한 재해복구 보상기준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재해예방 대응 능동형 가두리 그물망 설치사업도 확대해달라고 건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