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스코바는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두 차례
바티,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두 번째 메이저 우승 파티
애슐리 바티(1위·호주)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총상금 3천501만6천파운드·약 549억9천만원)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바티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13위·체코)를 2-1(6-3 6-7<4-7> 6-3)로 제압했다.

2019년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바티는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170만 파운드, 한국 돈으로 26억 9천만원이다.

호주 선수가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것은 1980년 이본 굴라공 이후 올해 바티가 41년 만이다.

2019년 9월부터 단식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바티는 이날 플리스코바를 맞아 초반부터 강공을 펼쳤다.

경기 시작 후 게임스코어 3-0으로 달아나는 동안 플리스코바에게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았고, 네 번째 게임에서도 0-30으로 앞서며 경기 시작 후 14포인트를 독식했다.

2017년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어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플리스코바는 이날도 1세트 게임스코어 0-4로 끌려가며 맥없는 모습을 보였다.

플리스코바는 게임스코어 1-5에서 연달아 2게임을 따내 3-5로 추격했으나 바티가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불과 28분 만에 첫 세트를 선취했다.

1세트 위너 수가 12-2일 정도로 바티가 플리스코바를 압도했다.

바티,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두 번째 메이저 우승 파티
2세트는 타이브레이크 끝에 플리스코바가 반격에 성공했다.

플리스코바는 2세트 초반 1-3으로 끌려갔고, 게임스코어 5-5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기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2세트부터 높아진 첫 서브 성공률을 앞세워 승부를 3세트로 끌고 갔다.

그러나 3세트에서는 다시 1세트와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됐다.

바티가 플리스코바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3-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플리스코바는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어이없는 발리 실수로 브레이크를 헌납, 0-2가 되면서 2세트 승리 기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서브 에이스 7-6, 공격 성공 횟수 30-27, 실책 29-32 등 경기 기록에서 바티가 근소한 우위를 보였고, 결국 1시간 55분 만에 바티의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 확정됐다.

바티는 키 166㎝로 이날 상대 플리스코바의 186㎝보다 20㎝ 작은 선수지만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서브 에이스 209개로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다부진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와 절묘한 슬라이스 샷 등 수비 능력을 겸비한 바티는 2014년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 잠시 테니스를 떠나 호주에서 인기가 많은 크리켓 선수로 활동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호주 지역 골프 대회에서 우승한 '만능 스포츠인'이다.

2011년에는 윔블던 주니어 단식 정상에 올랐고, 10년 만인 올해 성인 부문까지 제패했다.

바티,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두 번째 메이저 우승 파티
이번 대회에서 바티가 우승하며 올해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은 호주오픈 오사카 나오미(2위·일본), 프랑스오픈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17위·체코) 등 3개 대회에서 모두 다른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최근 절대 강자가 없는 여자 테니스에서 한 해에 메이저 대회 단식을 두 차례 우승한 최근 사례는 2016년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석권한 안젤리크 케르버(28위·독일)다.

이날 결승전이 열린 센터 코트에는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 등 약 1만 5천 명 관중이 입장했다.

플리스코바는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으나 2016년 US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바티와 상대 전적에서도 최근 4연패, 2승 6패 열세가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