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음' 토크쇼서 "전문경영인은 리스크 감당 어려워" 장단점 의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9일 "가족 경영의 폐해 지적에 대해 통감하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는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9시부터 1시간40여분 간 대한상의 주최로 카카오 오디오 플랫폼 '음(mm)'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기업상'을 주제로 열린 생방송 간담회에서 대기업 그룹 승계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최 회장은 "승계와 관련해서 가족경영 체제가 나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저도 자유롭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다른 나라는 괜찮은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태원 "가족경영 지적 통감하나 전문경영인 체제도 문제 있어"
최 회장은 이어 "미국에서도 창업주부터 2·3대로 내려갈 때 많은 문제가 야기됐고, (그런 과정을 거쳐)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이라며 "그런데도 여전히 미국에 가족경영이 꽤 많다"고 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기업 도시바에 투자한 예를 들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들도 가족 경영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는데, 큰 리스크를 감당하고 반도체 회사를 경영할 일본의 전문경영인이 없었던 것"이라며 "그때 운 좋게 하이닉스가 파이낸셜 투자자와 손을 잡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는 가족경영이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얻어맞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가족경영을 부러워한다"며 "어느 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체제에서든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지만 어떤 기업에서든, 어느 경영 체제에서든 많은 문제가 있다"며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하고 문제를 없애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가족경영 지적 통감하나 전문경영인 체제도 문제 있어"
최 회장은 대기업의 문화가 상대적으로 '상명하복'이라는 질문을 받고는 "직원 숫자가 많고 조직이 크다 보니 소수 임원과 수많은 직원 간의 소통이 물리적으로 어려워 결국 상명하복성 지시로 가게 되는 것 같다"며 "디지털 기술, SNS 등을 통해 그런 문화를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이제는 기업 전체 구성원이 공감하고 함께 움직이는 새로운 종류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리더 한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일치한 정신을 갖는다면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생방송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서울상의 부회장인 이우현 OCI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도 연사로 참여했다.

김경헌 HGI 이사, 이나리 ㈜플래너리 대표, 이정아 구글코리아 부장, 이진우 경제평론가,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가 함께 토론했다.

오디오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행사 특성상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청취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며, 동시 최대 접속자는 500여명이 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