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와디즈 CMO(마케팅총괄이사) / 사진=와디즈
신승호 와디즈 CMO(마케팅총괄이사) / 사진=와디즈
“한 방으로 마케팅의 판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의 신승호 CMO(마케팅총괄이사)는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고 버티컬 미디어가 힘을 발휘하고 있어 과거처럼 단번에 국민적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가 태어나긴 어려운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버티컬 미디어는 개인별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이라서 개인은 각자가 자신의 세상에선 최고인 브랜드를 갖게 된다”며 “브랜드 입장에선 국민적 인지도를 높이려 애쓰기 보다 우리 브랜드를 깊이 사랑하는 로열티 높은 고객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덴츠 코리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신 CMO는 CJ ENM Mnet을 거쳐 다음 카카오 브랜드마케팅팀장, 쏘카 마케팅총괄임원 등을 지냈다.

와디즈에선 브랜드매니지먼트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서포터(펀딩 참여자)로 불리는 와디즈 팬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Q: 로열티 높은 고객 만들려면

A: 집중 공략할 팬들이 누구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그들이 우리 브랜드의 어떤 가치를 사랑하는지를 파악해야 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우리 브랜드의 가치를 계속해서 제안해야 한다.

와디즈는 묻지마 투자가 아닌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세요’라는 취향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를 ‘덕투일치’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전달했다. 많은 고객들이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의 가치에 공감했고 서포터가 됐다.

Q: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은

A: 투자형 펀딩은 투자한 기업의 채권이나 주식을 갖게 되고, 리워드형 펀딩은 그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다.

와디즈는 리워드형 펀딩을 통해 ESG가 주목받기 전부터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장려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와디즈 서포터는 저마다 관심 분야가 뚜렷한 성향을 갖고 있는데,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투자하는 ‘팬슈머’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리워드형 펀딩에선 와디즈가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있다.

Q: 인상적인 마케팅 성과는

A: 지난해 4월 브랜드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성수동에 ‘공간 와디즈’라는 오프라인 체험숍을 열었다. 와디즈에서 펀딩 진행 중인 제품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성수동 명소’로 자리잡았다. 브랜드를 소개할 공간이 없는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으로선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소통할 수 있는 쇼룸이 마련된 것이라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될 때의 시너지와 상시적으로 브랜드를 체험하게 할 수 있다는 매력이 더해져 기업과 브랜드의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케팅의 판을 바꾸는 한 방은 없다

Q: 와디즈 마케팅의 강점은

A: 와디즈는 Why가 중요한 팀이다. 마케팅팀을 비롯해 와디즈 구성원을 ‘진국이’라고 부른다. 진정성을 가지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excellence with integrity)이란 뜻이다.

Integrity는 정약용의 신독(愼獨)을 가리킨다. 혼자 있을 때도 바른 몸가짐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다.

마케팅은 메이커와 서포터를 담당하는 조직이 있고 각 조직엔 고객을 확보하는 팀과 고객의 LTV(Life Time Value)를 높일 수 있게 리텐션과 로열티를 증대시키는 팀이 있다. 이들은 전사에서 진행되는 업무를 적극적으로 탐색해 퍼포먼스를 만들어낸다.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해서 유통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력 및 감각있는 내부 인력이 브랜드결에 맞는 콘텐츠를 더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그것을 자체 채널을 통해 확산시킬 계획이다.

Q: 마케팅에서 자신의 강점은

A: 이질적인 것을 연결해보려고 노력한다. 훈수둘 때 더 잘보이는 것처럼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이거랑 저거랑 엮으면 시너지가 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다음에도 반복될 일이라면 다음 번과 연결해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와디즈에서 성공한 메이커의 스토리를 영상으로, 책으로, e북으로, 오디오북으로 만들고 그것을 강연 마케팅에 활용하는 식이다.

또 다른 예로, PPL 협찬을 한다면 일회성 노출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일관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비주얼과 슬로건을 어떻게 통일시켜야 할지, 그 협찬이 안정적으로 펀딩 프로젝트화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고 생각한다.

Q: 팬덤이 중요한가

A: 20% 고객이 80%의 매출을 만든다는 2080 법칙은 와디즈에서도 사실이다. 100회 이상 펀딩한 고객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수제 맥주 프로젝트에 투자한 서포터들이 주주총회에서 맥주파티를 여는 등 덕투일치의 팬덤 활동이 활발했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문화예술, 출판, 클래스 등 무형 콘텐츠에 투자하는 펀딩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2019년 동기 대비 2021년에 가장 크게 성장한 펀딩 카테고리가 ‘공연·컬쳐’ 분야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의 리런칭을 돕기 위해 팬덤이 자발적으로 나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하루만에 20억원이 모이는 등 크라우드 펀딩이 팬덤을 너머 ‘팬슈머’를 결집하는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도 좋아하는 것에 함께 투자하고 즐기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브랜드 팬덤을 더 강화시킬 계획이다.

■ Interviewer 한 마디

신승호 CMO는 마케터는 ‘이업종에 대한 곁눈질’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업종에서 따라하는 것은 베끼는 일이고 임팩트도 거의 없지만 다른 업종에서 벌어지는 일을 자신의 업종에 접목시키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가 자신의 브랜드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메가 트렌드는 결국 자신의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업종 곁눈질은 트렌드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표현이라 귀 기울일만 하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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