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36척이 가라앉아 있어…미발견 침몰선도 59척 추정
미시간 호수 일대 '난파선들의 보고', 미 해양보호구역 지정
난파선들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북미 미시간 호수 일대가 미국의 15번째 '국립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연방 해양대기청(NOAA)은 위스콘신주 동부 포트 워싱턴에서부터 키와니 카운티 남부에 이르는 미시간 호수 서쪽 가장자리 약 2천500㎢ 구역을 '위스콘신 난파선 해안 국립해양보호구역'(Wisconsin Shipwreck Coast National Marine Sanctuary)으로 지정하고 최근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고시했다.

연방 의회와 위스콘신 주지사가 45일에 걸쳐 최종 검토를 마치면 지정이 공식 발효된다.

미시간 호수 일부가 국립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오대호 전체로 보면 미시간주 휴런호의 '선더 베이(Thunder Bay·2000)에 이어 2번째라고 시카고 트리뷴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NOAA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미국령 사모아에 모두 14곳의 국립해양보호구역과 2곳의 해양국립기념물이 있다.

위스콘신 난파선 해안은 2014년 12월 해양보호구역 대상으로 건의돼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NOAA는 밝혔다.

미시간 호수 일대 '난파선들의 보고', 미 해양보호구역 지정
이 일대는 1887년 50명의 승객과 화물을 싣고 미시간주 프랭크포트에서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향해 가다 강풍에 휩쓸려 침몰한 목조 증기선 '버논'(The Vernon·1886년 건조)을 비롯한 36척의 난파선이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이다.

이들 중 1830년대 건조된 2척을 포함해 21척이 미국 국립사적지(NRHP)로 등재돼있고, 역사 기록으로 보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침몰선이 59척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면적이 5만7천㎢에 달하는 미시간 호수에 가라앉아 있는 상업용 선박은 2천여 척, 오대호 전체에는 약 6천여 척의 침몰선이 잠겨 있으며 이 가운데 500여 척은 지금도 탐사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OAA는 "이곳의 난파선들은 1800년대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 오대호 운행 선박들의 면면을 담고 있다"면서 "국립보호구역 지정을 통해 유구한 해양문화 유산을 보호하고 기념할뿐 아니라 연구조사 및 교육, 레크리에이션, 관광 기회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시간 호수 일대 '난파선들의 보고', 미 해양보호구역 지정
난파선 애호가들은 오대호 난파선을 흔히 '타임캡슐'(Time Capsules)로 부른다.

보존 상태가 우수해 고고학적인 가치가 높기 때문에 국가적인 보물로도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오대호 물이 차갑고 깨끗하기 때문에 침몰선이 폭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정 깊이 이하로 가라앉을 경우 원상태를 거의 완벽하게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NOAA는 "침몰선 안에는 당시 지역 특산물에서부터 철강·목재·곡물·석탄, 크리스마스트리, 1929년 제작된 264대의 내쉬(Nash) 자동차까지 다양한 화물이 실려있다"고 전했다.

위스콘신주는 50년 이상 된 난파선에서 유물을 꺼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1987년 제정했다.

수중탐사 기술이 2000년대 들어 발전하면서 난파선 확인 속도도 빨라졌다.

1898년 침몰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대형 목조 증기선 'L.R. 도티호'(1893년 건조)가 2010년에 위스콘신주 밀워키 인근 미시간호에서 발견됐다.

또 2012년에는 위스콘신주 쉬보이건 인근 호저 52m 지점에서 발견된 목조 선박 '월터 B. 앨런호'(1866년 건조·1880년 침몰)가 '국립 사적지'로 등재되기도 했다.

미국 위스콘신 난파선 해안, 국립 해양 보호구역 지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