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이번이 첫 결승 진출…이탈리아는 53년 만에 우승 도전
'역습' 정교함이 승부 가를 듯…측면 공격수 스털링·인시녜 발끝 주목
'간절한 우승컵 앞에 누가 더 인내하느냐!'
유럽 축구 최강을 가리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이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맞대결로 12일(한국시간)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두 팀 모두 유로 우승컵을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잉글랜드는 한 번도 유럽 정상에 선 적이 없다.

1968년과 1996년 대회에서 두 차례 준결승까지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특히 1996년 대회는 잉글랜드에서 열렸는데도 준결승에서 숙적 독일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독일은 '축구 성지' 웸블리에서 체코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해 잉글랜드 팬들의 자존심을 구겼다.

2000년대 들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라는 최고의 프로리그와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유로 4강에 오르지 못해 '이빨 빠진 삼사자군단'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이탈리아에도 유로는 영광보다 아쉬운 기억이 많은 대회다.

자국에서 열린 1968년 대회에서 딱 한 번 우승했다.

최근 들어서는 2000년, 2012년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르고도 프랑스, 스페인에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이탈리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망신을 당한 터라 이번 유로 우승이 더욱 간절하다.

홈 이점을 안은 잉글랜드가 이탈리아보다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다.

베팅업체들도 잉글랜드 우승에 이탈리아보다 낮은 배당률을 책정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2016년 부임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5년간 다져온 수비 조직력, 그리고 해리 케인(토트넘),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의 결정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순도 높은 역습이 잉글랜드의 강점이다.

4골을 넣은 케인이나 3골을 기록 중인 스털링이 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파트리크 시크(체코)가 5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이탈리아는 중원의 짜임새에서 잉글랜드에 앞선다.

후방 빌드업에 능한 조르지뉴(첼시)와 공격 가담이 좋은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활동량과 조율 능력이 돋보이는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의 조합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격진의 무게감은 잉글랜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득점 루트는 외려 더 다양하다.

페데리코 키에사(유벤투스),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로렌초 인시녜(나폴리), 마누엘 로카텔리(사수올로), 마테오 페시나(아탈란타) 등 5명의 선수가 나란히 2차례씩 골맛을 봤다.

전문가들은 두 팀 모두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방패와 방패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두 팀 모두 마음만 먹으면 점유율 축구를 펼칠 수 있지만, 결승전에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누가 먼저 칼을 빼느냐, 누가 더 정교한 역습을 펼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문성 해설위원 역시 두 팀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경기가 되리라 전망하면서 "중앙수비가 워낙 강한 두 팀의 대결인 만큼, 스털링과 인시녜 등 양 팀 측면 공격수들의 발끝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