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동 주민 한종섭 여사, 고려대의료원 '어게인 65' 캠페인 참여

고려대학교의료원은 환자로 연을 맺은 한종섭(89) 여사가 의학발전기금 5억65만원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에 따르면 한 여사는 1951년 1·4 후퇴 당시 가족을 잃고 북에서 남으로 내려와 특유의 성실함으로 실 공장을 운영해 6남매 자녀를 훌륭히 키워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자리를 잡은 한 여사는 지역주민으로 고대안암병원을 찾는 등 인연을 맺어왔다.

한 여사는 오랜 기간 결심해왔던 기부를 실행하고자 보유하고 있던 안암동 건물을 처분한 대금을 기꺼이 내놨다.

한 여사는 전달식에서 "예전부터 결심한 기부를 이제야 할 수 있어서 후련하다"며 "예전에 못 먹고 못 살 때는 병보다 배고픈 게 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런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고대병원이 나쁜 병들을 모두 없애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여사님이 보여주신 고대의료원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전염병 없는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여사의 기부금 전달은 고려대의료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어게인(Again) 65'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이 캠페인은 1937년 우석 김종익 선생이 병환으로 숨을 거두며 여자 의사를 양성하고자 남긴 65만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우석 선생의 기부금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를 만드는 토대가 됐다.

"나쁜 병 없애주세요" 89세 할머니, 고대병원에 5억65만원 기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