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전략 초점 남중국해서 대만해협으로 이동 주목"
中 영토분쟁지 관할 남부·서부전구 장군들 파격 승진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5일 조기 승진 인사를 통해 남부전구(戰區)와 서부전구 사령관을 교체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군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내년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 지휘부 교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시 주석은 남부전구와 서부전구 사령관을 포함해 4명의 상장(上將·한국군의 대장에 해당)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 장성은 남부전구 사령관 왕슈빈(王秀斌·57), 서부전구 사령관 쉬치링(徐起零·59), 육군사령관 류전리(劉振立·57), 전략지원부대 사령관 쥐첸성(巨乾生·59)이다.

이들은 그간의 전통을 깨고 직전 승진 이후 2년이 안 돼 또다시 승진했다.

과거에는 중장으로 4년 근무해야 하고, 이전 직위를 2년 이상 수행해야 상장 승진 조건을 갖췄다.

또 일반적으로 중국군 건군절인 8월 1일 직전에 한 차례 군 승진 인사가 단행됐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승진 규정이 도입되면서 상장 승진 자격과 승진 시기에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명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인민 해방군 고위 장군의 인사 이동 추세와 중국군 전략정책의 미묘한 변화를 엿볼 수 있다"고 썼다.

신문은 승진한 4명이 모두 육군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그간 군 수뇌부에서 해군과 공군 출신들이 부상했던 현상에 대한 '교정 작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부전구는 인민해방군 5대 전구 중 가장 광범위한 지역으로, 신장(新疆)과 티베트를 포함하고 인도와 국경 분쟁의 최전선이다.

특히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따른 대응도 이곳이 맡게 되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가 됐다.

서부전구 신임 사령관 쉬치링은 지상전 전문가로 직전에 서부전구 육군 사령관이었다.

아울러 명보는 그간 남중국해에 초점을 맞춰온 남부전구가 이번 사령관 교체로 전략적 초점을 대만해협으로 옮길 것인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남부전구는 그간 해군 상장 위앤위바이(袁譽柏)가 사령관을 맡아 남중국해를 최우선으로 다뤄왔지만, 신임 사령관 왕슈빈은 동중국해와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 육군사령관 출신이라 변화가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인사로 5대 전구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10명의 상장 중 절반이 60세 이하가 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인사가 이어지는 군 현대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의 전 편집장인 덩위원(鄧聿文)은 시 주석이 내년 당대회 이전에 군 지도부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군사 전문가 량궈량(梁國樑)은 군 수뇌부 은퇴와 추가 승진 인사가 곧 이어질 것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의 최우선 관심사는 중앙군사위원회의 개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장여우샤(張又俠) 부주석이 모두 은퇴 연령인 70세가 넘었다"며 이들의 뒤를 이를 후속 인사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