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팀 "27억년 전 다이아몬드 분석…당시 대기 구성 현재와 유사"

27억년 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속에 포함된 휘발성 가스 등을 분석한 결과 지구는 당시에 이미 생명체가 급격히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로렌대학 마이클 브로들리 교수팀은 6일 유럽지구화학협회(EAG)와 미국 지구화학회(Geochemical Society)가 온라인 개최한 '골드슈미트 회의'(GOLDSCHMIDT CONFERENCE)에서 27억년 전 다이아몬드 속 휘발성 물질을 분석, 생명 유지에 적합한 지구 대기의 화학적 구성이 적어도 그 전에 마련된 후 유지돼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사이테크 플러스] "지구, 27억년 이전에 생명체 발달에 적합한 환경 갖춰"
다이아몬드 속 수소, 질소, 네온, 탄소 화합물 같은 휘발성 가스의 비율과 구성을 분석한 결과 현대 맨틀 내부와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이런 조건이 수십억년 전 만들어지고 그 이후 큰 변화가 없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브로들리 교수는 "대기 중 휘발성 물질들의 비율이나 구성은 맨틀 내부의 이들 가스 비율과 구성을 반영한다"며 "이 연구에서 27억년 전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졌을 때 이후 이들 휘발성 물질의 구성과 비율이 크게 변했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휘발성 물질 중 탄소와 질소는 특히 생명체에 꼭 필요한 것으로 이런 물질이 풍부한 행성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생명체를 탐사할 때도 이런 휘발성 물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구 대기의 휘발성 물질들은 주로 내부에서 만들어진 뒤 화산분출 등을 통해 대기로 배출된다.

이런 물질이 대기중으로 배출된 시기를 밝혀내면 지구에 생명체에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 언제인지 이해하는 데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돼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7억년 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를 지구 맨틀의 역사를 밝혀내기 위한 타임캡슐로 활용했다.

그 속에 들어있는 휘발성 가스를 분석, 그 성분과 구성이 현대 맨틀 내부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브로들리 교수는 "현대 맨틀의 구성을 연구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다"며 "맨틀은 평균 지하 30㎞부터 시작되는데, 화산 분출 때 표본을 수집해 그 속에 포함된 유체나 가스 등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테크 플러스] "지구, 27억년 이전에 생명체 발달에 적합한 환경 갖춰"
문제는 지각이 판구조를 따라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오래된 표본이 대부분 파괴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상대적으로 파괴가 안 되는 안정된 구조여서 타임캡슐로는 이상적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슈피리어호 근처에서 발견된 27억년 된 암석 속에 있던 다이아몬드를 분석했다.

이는 다이아몬드가 최소한 암석 생성 연대보다 훨씬 전에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다이아몬드를 2천℃로 가열해 그래파이트로 바꾼 뒤 배출되는 헬륨과 네온, 아르곤 동위원소를 측정, 그 구성과 비율이 현대 상부 맨틀 내부와 비슷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브로들리 박사는 "이는 지금 우리가 보는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환경, 즉 생명체에 적합한 이런 조건이 최근 만들어진 게 아님을 보여주는 놀라운 결과"라며 "이 다이아몬드는 27억년보다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이런 환경도 그보다 오래전에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