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RSF는 5일(현지시간) ‘2021 언론 자유 약탈자’ 명단을 공개하고 “김정은은 언론자유를 보장한 북한 헌법 제67조를 끊임없이 짓밟으며 언론이 당과 군부, 그리고 자신을 찬양하는 내용을 전달하도록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감시·억압·검열·선전을 기반으로 하는 전체주의 정권의 최고지도자”라며 “세계로부터 완전한 고립을 원하는 정권의 욕망 때문에 언론인들은 체포·추방되고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내지고 죽임을 당한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이 이 명단에 오른 것은 두번째다. RSF는 5년마다 언론 자유 약탈자 명단을 발표하는데 김정은은 지난 2016년 처음 명단에 포함됐다. 북한은 지난 4월 이 단체가 공개한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는 180개 대상국 가운데 179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이 최하위를 차지했었다.
RSF는 북한 정권의 외부 정보 유입 통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RSF는 “북한 주민들은 정권의 선전 대변인인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하는 뉴스만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 몰래 유입된 정보를 보거나 듣다가 적발되면 강제수용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고 다량의 외부 콘텐츠를 수입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권의 외신 기자 탄압도 언급했다. RSF는 “외국 기자는 북한 당국의 '선호하는 표적'”이라며 “독립적인 보도는 거의 불가능하고 북한에 입국한 외국 기자들은 정권에 의한 괴롭힘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BBC방송 기자가 비객관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다는 이유로 체포 추방되고 2017년 북한 정권을 비판한 책에 대해 긍정적인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 언론인 4명이 궐석한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한 사례를 소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명단에 올랐다. RSF는 “시 주석이 최신 기술을 통해 검열, 선전, 감시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모델을 도입했다”며 “올해에만 115명의 언론 자유 수호자들을 구금시켰고 이들의 생명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