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비 뿌린 지난해와 닮은꼴…기상청 "이상기후 현상은 아냐"
기압 간 힘겨루기에 발묶인 비구름, 전남서 2년째 폭우 피해
강한 비가 특정 지역에 쏟아져 내리는 국지성 강수로 인해 전남에서 2년째 수해가 발생했다.

북태평양의 습하고 더운 공기와 대륙에서 이동하는 차가운 기류가 힘겨루기하면서 비구름대가 움직이지 못하고 일부 지역에만 장맛비를 뿌리고 있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오전 8시 30분 현재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게 남부지방에 형성됐다.

장마전선이 북상 또는 남하하지 않고 머물면서 남부지방에는 이틀째 폭우가 집중됐다.

광양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4채가 매몰 또는 붕괴했고, 해남에서는 침수 주택서 60대 여성이 숨졌다.

강진·장흥·해남에서 이재민이 속출하는 등 지난해 수해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전남에서 피해가 또 반복됐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이틀째 남부지방에 머물며 많은 비를 뿌린 원인을 기압 간 충돌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북풍 기류를 타고 내려온 건조한 공기가 만나면서 현재 장마전선은 평년처럼 오르락내리락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7일부터 사흘간 남부지방에 500㎜ 이상 비를 뿌린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와 유사한 상황이다.

당시에도 두 기압의 힘이 팽팽해 어느 한쪽이 밀려나지 않으면서 비구름이 남부지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힘을 키웠다.

기상청은 이러한 상황이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이상기후 징조라기보다 여름철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강수가 많은 여름철에는 조건과 상태에 따라 집중호우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는 밤에 활발한 영향을 준 대기 하층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야행성 폭우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