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세는 제주삼다수`...기상천외한 직원 밀반출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삼다수 수천 병을 빼돌려 무단 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학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5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초 공사 내부 제보를 통해 삼다수 무단반출 의혹을 인지한 후 감사실 차원에서 특별조사를 진행했다"며 "무단반출 사실이 일부 확인됨에 따라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직원 6명을 공물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제주도개발공사는 관련 직원 6명 중 4명에 대해 직위 해제했다.

공사는 자체 조사 결과, 이들 직원이 올해 3차례에 걸쳐 2ℓ 기준 6천912병을 적재한 12 팔레트(1천52팩 상당)를 몰래 빼돌린 것을 확인했다.

무단 반출된 삼다수 가격은 소비자가격 기준 400만원 상당으로 추산했다.

범행에 관련된 직원은 생산직 3명, 물류직 1명, 설비·자제팀 1명, 사회공헌팀 1명 등이다. 이들 중 간부급(과장)도 있다.

김 사장은 "삼다수 생산 과정에서 잘못된 제품이 나올 수 있는데, 삼다수 불량품을 폐기하지 않고 무단 반출하거나, 일부 생산된 삼다수 중 일부에 대해 QR 코드를 찍지 않고 남겨뒀다가 무단 반출한 것으로 조사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자체 조사와 일부 직원의 무단반출 사실 확인에 대한 김 사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제주개발공사는 자체 조사에서 무단 반출된 삼다수가 시중에 유통됐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일부 직원이 삼다수를 무단 반출한 배경에는 시중 유통을 통한 이권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외부로 무단 반출된 삼다수가 유통됐을 경우 외부인의 개입 의혹도 제기된다.

두 번째로는, 범행을 저지른 직원들의 부서가 생산직 외에도 물류, 설비·자제, 사회공헌 등으로 다양해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제주개발공사 자체 조사에서는 올해 들어 단 3차례만 무단 반출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해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로 직원이 의도적으로 생산품의 관리 추적을 피하려고 QR 코드를 찍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불량 삼다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 내부 관리 시스템의 허점도 드러났다.

김 사장은 "향후 경찰 수사에서 자체 조사를 통해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보존자원인 제주 지하수를 지방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독점적으로 활용해 먹는샘물로 제조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가 먹는샘물 등의 산업 분야에서 `국내 부동의 1위`라고 홍보해왔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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