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충돌 '에비아타르'서 유대인 철수키로
이스라엘 새 정부, 유대인 무허가 정착촌 건설에 제동
이달 중순 출범한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가 팔레스타인 지역에 무허가 정착촌을 만들려는 유대인들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유대인 정착민들은 30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도시 나블루스 근처에 있는 '에비아타르'라는 정착촌 전초지(outpost)를 떠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대인들은 이번 주말까지 전초지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전초지는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건설된 시설로 나중에 정식 정착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옐레트 샤케드 이스라엘 내무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중요한 성과"라고 반기며 정착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에비아타르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약고로 떠오른 지역이다.

유대인 50여 가구가 지난달 이곳에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텐트 등 주거 시설을 설치했다.

이에 인근 팔레스타인인들은 정착촌 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돌은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위 도중 팔레스타인인 5명이 이스라엘군 발포로 숨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의 유대인들에게 무허가 정착촌 시설들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

로이터는 에바아타르의 정착촌 문제가 최근 이스라엘 새 연정을 정치적 시험대에 올려놨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취임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유대인들의 정착촌 건설을 지지했었다.

그러나 새 연정에 좌파와 이슬람 아랍계 정당까지 참여하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고조시키는 무허가 정착촌을 방치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이 사는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왔다.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 130여 곳에는 유대인 약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