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 업체가 친환경 선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닷길에 대한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선박 건조에 강점이 있는 국내 조선 업체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1일 엔진 없이 연료전지로 운항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추진하는 LNG 운반선으로, 미국 블룸에너지사와 함께 개발했다.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V로부터 기본 설계 승인(AIP)을 획득했다.

연료전지 추진 LNG 운반선엔 엔진 대신 자연 기화되는 LNG를 활용한 SOFC가 들어간다. 내연기관뿐 아니라 기름을 이용하는 각종 장치가 필요없다.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온실가스도 크게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은 물론 소음·진동과 유지·보수 비용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총 8530억원 규모 선박 10척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수주엔 5만3000t급 전기추진 여객선(RO-PAX) 2척이 포함됐다. 전기와 디젤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길이 220m, 너비 31m, 높이 37m 규모로 열차 40량과 차량 180여 대, 트레일러 40여 대를 동시에 싣고 운항할 수 있다.

메탄올 추진 엔진을 탑재한 컨테이너선 한 척도 수주했다. 메탄올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 연료다. 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위주의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디지털 방사선 시험(RT) 기술을 조선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조선업체들은 용접부 결함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필름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방사선 시험 기술을 적용해 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선박과 해양플랜트 용접부의 품질 검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작업자의 방사선 노출 위험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