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대출도 환율 낮춰…국내 달러유동성 개선 효과는 뚜렷하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체결한 통화스와프가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약속하는 계약으로, 지난해 3월 19일 한은은 미 연준과 6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같은 달 31일부터 이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6차례에 걸쳐 198억7천200만달러의 외화대출을 실행했다.

한은 "미국과 통화스와프, 환율 안정 효과 있었다"
한은이 30일 공개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의 국내 외환시장 안정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통화스와프 체결은 발표 당일 원/달러 환율을 3.3%, 발표 이후 2주간 평균 2.1% 떨어뜨리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외화대출의 경우도 경쟁입찰 당일 환율을 0.5% 낮췄고, 이후 2주간 평균 하락률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연준과 상설 통화스와프(5개국) 또는 임시 통화스와프(8개국)를 체결한 13개 나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4개 나라와 우리나라의 환율 동향을 이중차분법 등을 통해 비교해 통화스와프 체결의 효과를 측정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가 '차익거래유인' 지표에는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익거래유인은 국내투자자가 조달한 원화자금을 달러로 바꿔 달러자산으로 운용할 때 입는 손해율을 말한다.

이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큰 비용을 치르고도 달러 자금을 쓰려는 수요가 많다는 뜻으로, 보통 국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이 차익거래유인 지표가 올라간다.

분석 결과,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는 차익거래유인 지표를 유의미하게 낮추지 못했다.

통화스와프 소식만으로 국내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통화스와프 체결과 통화스와프를 활용한 외화대출이 외환시장 안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위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상시 외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채널을 강화하고 거시경제지표를 양호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연구 결과와 같이 위기에 외화유동성을 실제로 공급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필요할 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과 통화스와프 등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하게 마련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