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여성이 경찰 도움으로 4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아버지와 상봉했다.

45년 전 미국 입양 여성, 경찰 도움으로 아버지 상봉
29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1976년 홀트재단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K(여·47)씨가 이날 오후 남문지구대에서 45년 전 헤어진 아버지 박모(81) 씨를 만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2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K씨는 어릴 때 헤어져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부모를 찾기 위해 3개월 전쯤 한국을 찾았다.

직접 제작한 전단지를 들고 서울, 부산 등 곳곳을 다니며 수소문한 끝에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제주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나 주소지나 연락처 등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에 K씨는 제주에 와 제주시청 민원실을 찾았으나 여기서도 확인할 수가 없어서 이날 오전 시청 공무원과 함께 남문지구대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특정 조회와 수소문 끝에 아버지 박씨의 소재를 확인했다.

박씨의 집을 찾아간 경찰관은 우선 아내의 이름을 확인해보니 K씨가 갖고 있던 입양 관련 기록의 모친 이름과 같았다.

또한 과거 형편이 어려워 딸을 입양 보냈고, 3년 전 딸을 찾기 위해 유전자 정보 등록도 하고 여기저기 수소문 해봤으나 찾지 못했다는 등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

경찰은 많은 얘기를 나눈 끝에 두 사람이 부녀관계가 맞다고 판단되자 박씨를 남문지구대에 데려와 부녀가 상봉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해야겠지만, 이야기 앞뒤가 다 맞아 부녀 관계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버지는 '죽기 전에 딸을 봤으면 했는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고 하고, 딸은 아버지 손을 붙잡고 눈물 흘리며 감격해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