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전사 외교는 시진핑이 독려한 것"
홍콩매체 "중국, 늑대전사 외교 자제하지 않을 듯"
중국이 공격적인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자제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서방 전문가들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늑대전사는 중국의 애국주의 흥행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전사)에 빗대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관을 지칭한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공산당 정치국 30차 집단 학습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우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홍보작업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전랑외교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은 늑대전사 외교가 시 주석의 개인적인 성격과 정책 우선주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랑외교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늑대전사 외교가 실제로 최고위층으로부터 내려왔음을 우리가 그간 충분히 강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시진핑이 독려한 것"이라며 "중국의 많은 외교관들은 지금이야말로 이(늑대전사 외교)를 해야 할 때고 이를 활용해 승진과 보상을 받을 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늑대전사 외교와 관련된 책을 쓴 피터 마틴은 CSIS 강연에서 "당신이 중국 외교관이고 미국 정가의 누군가가 신장(新疆)위구르 강제노동캠프를 비난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에게 해명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아마 그 경우 최선의 방법은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지르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관들은 오랫동안 약하게 비치거나 국가에 충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해왔으며, 이로 인해 때로 화를 분출하는 방식으로 작은 문제도 큰 외교적 문제로 비화시켜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정치 블로그 '몽키케이지'(Monkey Cage)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전까지는 매년 중국 외교부 연설의 평균 10% 정도가 '전투적이고 적대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비율은 2019년과 2020년 25% 이상으로 증가했다.

중국 주재 미국 무역대표부(USTR) 관리였던 제임스 그린 조지타운대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톤 다운' 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우리가 아는 것은 시 주석이 비공개회의에서 중국이 더 사랑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진 것"이라며 "그것은 아직 변화를 지시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