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말에 가슴 쪽에 상대 투수 공 맞고…야수 실책성 수비 불운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2승 도전'이 또 실패로 끝났다.

김광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4실점 했다.

삼진은 단 1개만 잡았다.

빗맞은 타구가 빈 곳에 떨어져 안타가 되고, 외야수의 글러브에 맞은 공이 2타점 적시타가 되는 등 불운도 겹쳤다.

김광현은 4-4로 맞선 5회초 1사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60에서 3.98로 나빠졌다.

이날 김광현은 공 70개를 던졌다.

주 무기 슬라이더를 34개로 가장 많이 던졌고, 직구(25개)와 커브(8개), 체인지업(2개), 싱커(1개)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였다.

올 시즌 김광현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첫 승리를 거둔 뒤, 두 달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신시내티전 첫 승리 이후 10번째 '2승 도전'에 나선 26일 피츠버그전에서도 조기에 마운드를 떠났다.

김광현은 1회 첫 타자 애덤 프레이저를 시속 136㎞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유독 김광현에게 강한 키브라이언 헤이스에게는 시속 146㎞ 직구를 던지다가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브라이언 레이놀즈와 제이컵 스털링스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 1사 후에도 에릭 곤살레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벤 개멀에게 시속 142㎞ 고속 슬라이더를 던져 평범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케빈 뉴먼의 타석에서는 에릭 곤살레스가 2루 도루에 실패해 김광현은 행운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회말 타석에서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경기여서 9번 타자로도 출전한 김광현은 0-0이던 2회말 1사 1, 2루에서 번트 자세를 취했다.

두 차례 번트 파울을 한 김광현은 '스리번트'를 시도했고, 상대 선발 윌 크로의 시속 130㎞ 커브에 가슴을 맞았다.

다행히 김광현이 재빠르게 몸을 돌려 '손'은 맞지 않았다.

마이크 실트 감독까지 1루로 와서 김광현의 몸 상태를 살폈고, 김광현은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김광현의 프로 첫 첫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기회를 이어간 세인트루이스는 딜런 칼슨의 2루 땅볼 때 선취점을 얻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3회초 첫 타자 케빈 뉴먼이 빗맞은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불운한 기운이 감돌았다.

뉴먼의 배트는 부러졌지만, 공은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크로의 희생 번트와 프레이저의 볼넷으로 1사 1, 2루에 몰린 김광현은 헤이스 타석에서 폭투까지 범했다.

1사 1, 3루에서 헤이스는 김광현의 몸쪽 144㎞ 직구를 받아쳐 1타점 중전 안타를 쳤다.

빗맞은 적시타였다.

김광현은 레이놀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에 처했다.

스털링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우익수 라스 누트바르의 아쉬운 수비도 나왔다.

필립 에번스는 김광현의 시속 144㎞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가 강하긴 했지만, 공은 누트바르 정면으로 향했다.

누트바르는 공을 글러브 안에 넣는 듯했지만,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누트바르의 실책성 플레이는 에번스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기록됐다.

김광현은 4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 프레이저를 잡아낸 뒤, 제이크 우드퍼드에게 공을 넘겼다.

김광현에게 5타수 4안타로 강한 헤이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실트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이날 김광현은 처음으로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메이저리그는 22일부터 모든 선발 투수의 이물질 사용 여부를 검사한다.

2회초가 끝난 뒤 심판진은 김광현의 모자, 유니폼, 벨트를 검사했다.

김광현은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이물질을 사용한 흔적은 전혀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