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욱 "반성하며 지내겠다"면서도 "선처 부탁"
대구고법 제1-3형사부(정성욱 판사)는 23일 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문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문씨는 2015년부터 피해자들을 협박해 이들 스스로 음란물을 촬영해 자신에게 전송하게 하는 방법으로 34명을 강제추행하고, 1900여회에 걸쳐 음란물을 전송받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협박해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성착취 피해 청소년 부모 3명에게는 자녀의 영상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들에게 노출 사진 및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더 높은 수위의 음란물을 제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해자 대부분 아동, 미성년자였으며 전체 피해자의 절반이 미성년자로, 지금도 유포된 영상물과 개인 정보로 인해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문씨 측 변호인은 "범행이 매우 중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추가 합의가 이뤄졌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문씨 역시 최후 진술에서 "그동안 후회와 반성을 했으며 남은 시간도 반성하면서 지내겠다. 초범인 점을 고려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문씨에게 징역 34년을 선고하고, 신상 정보공개 및 고지 1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각각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온라인상에서 개별적으로 행해지던 범행 수법을 모두 망라해 텔레그램 n번방이라는 조직적인 형태로 만들었고, 이후 유사 범행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범행 수법이나 수사 기피 방법 등을 알리며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 범행이 체계화되고 확산하는 데 일조한 바 피고인이 이 사회 전체에 끼친 해악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과 문씨 측은 모두 양형 부당 등이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한편, 문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달 22일 대구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