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국공립 어린이집서 아동학대…보육교사 집행유예

법원, 40대 보육교사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인천 섬 지역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보육교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2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복지 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42·여)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3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임에도 만 3세 피해 아동 3명을 학대했다"며 "일부 학부모로부터는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범행이 훈육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질러졌다"며 "피해 아동들 몸에서 별다른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고 일부 피해 학부모는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일부 학대 행위는 가학적이어서 사안이 중대하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법정에서 "학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인천 섬 지역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3살 원생 3명을 4차례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편식을 한다며 입으로 원생의 손을 깨물거나 식판을 빼앗았고, 낮잠을 자지 않는다며 손바닥으로 원생을 때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한 피해 아동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학부모는 청원 글로 통해 "아이를 학대한 (보육)교사는 담임이었다"며 "아이 눈 밑에서 입술 옆까지 얼굴을 잡아들어 올리고, 아이를 밖으로 질질 끌고 가거나 발로 차는 등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발생 후) 일을 그만두고 섬에서 4시간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1주일에 한 번 (아이의)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며 "어린이집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