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시, 유로 2020 경기 앞두고 '성 소수자 연대' 차원서 무지개 조명 추진
UEFA가 불허하자 팬들이 무지개 기와 무지개 마스크 사용
무지개 조명 금지된 알리안츠 아레나, 팬들이 물들였다
축구 경기장에 무지개 조명이 금지되자 팬들이 직접 관중석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다.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4일(한국시간) 독일과 헝가리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가 열린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는 무지개색 깃발을 들거나 무지개가 새겨진 마스크를 쓴 팬들이 대거 입장했다.

뮌헨시가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와 연대하는 취지에서 이날 알리안츠 아레나 외벽 조명을 무지갯빛으로 하려는 것을 유럽축구연맹(UEFA)이 불허하자 팬들이 나선 것이다.

뮌헨의 LGBT 단체가 손 깃발과 배너 등을 만들어 경기장으로 향하는 축구 팬들에게 나눠줬다.

헝가리 팬 입장에서 불쾌할 법한 행동도 있었다.

무지개 조명 금지된 알리안츠 아레나, 팬들이 물들였다
한 독일 팬이 헝가리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그라운드로 난입해 들어와 헝가리 선수들 앞에서 무지개 기를 들었다.

일부 헝가리 팬들은 이후 독일 국가가 연주될 때 돌아서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15일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의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률이 집권당의 주도로 의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뮌헨시는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알리안츠 아레나 축구장의 외벽 조명을 무지갯빛으로 하겠다고 UEFA에 허가를 요청했다.

무지개 조명 금지된 알리안츠 아레나, 팬들이 물들였다
외벽 자체에 조명이 설치돼 스스로 다양한 색의 빛을 낼 수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는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상징이면서 뮌헨의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한편, UEFA는 유로 경기에서 무지개 완장을 찬 독일 주장 마누엘 노이어(뮌헨)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노이어는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을 맞아 이번 대회 들어 줄곧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이날 독일은 후반 39분 터진 티모 베르너(첼시)의 골로 헝가리와 2-2 무승부를 거두며 극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