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들 "외국인 차별…저항 못 하는 점 이용한 것" 비판
서울시립대, 외국인 학생 등록금 최대 2배 올리기로
서울시립대학교가 외국인 학생의 등록금을 최대 2배 올린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시립대는 지난 11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고 외국인 학부생은 현재 등록금의 100%, 대학원생은 20%를 올리는 등록금 책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부터 2022학년도 신입생들에게 적용된다.

서울시립대는 2011년 '반값등록금'을 최초로 도입한 이후 내·외국인 학부생 모두에게 학기당 102만2천원(인문사회계열 기준)의 등록금을 받아왔다.

이번 책정안이 원안대로 적용되면 외국인 학부생은 학기당 204만4천원을 내야 한다.

서울시립대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합쳐 한 학기 350명 수준이다.

학교 관계자는 "외국인에 대해 국·공립대학 평균 수준으로 등록금을 현실화하고자 했다"며 "외국인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올려 받아 한국어·영어 수업에 사용하고 장학금 지원 수준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등심위 회의록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한국어와 영어가 서툴러 논문 작성 등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외국인 학생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설문조사 등을 벌여 지난 1월 이같은 방안을 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학교 행정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외국인 학생만을 대상으로 등록금을 올리는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등록금 올리기에 반대하는 서울시립대 학생들' 모임은 지난 15일 학교에 대자보를 붙여 "(외국인) 신입생이 등록금 인상에 저항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등록금을 대폭 올리려 한다"며 "외국인 학생들은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해 등록금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2%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 모임의 양선경(24)씨는 "학생이 온전히 배우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반값 등록금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생각해 서울시에서 더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며 "외국인 학생도 내국인 학생과 마찬가지로 일과 학업을 동시에 이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