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복' 페루 후지모리, 부패 혐의 재수감은 일단 모면
세 번째 대통령 선거 패배 위기에 놓인 페루의 게이코 후지모리(46) 민중권력당 대표가 부패 혐의로 감옥에 돌아가는 일은 일단 피하게 됐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법원은 전날 후지모리에 대한 검찰의 구속 청구를 기각했다.

당초 검찰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감됐던 후지모리가 보석 요건을 어기고 사건 증인을 만났다며 다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후지모리가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다며 보석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지난 2011년 첫 대선 출마 당시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고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수사 과정에서 체포돼 한 차례 석방과 재수감을 거치며 총 16개월가량 복역한 후 지난해 5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당국의 허가 없이는 페루를 떠날 수 없고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걸렸다.

이후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해 대선을 앞둔 지난 3월 후지모리를 기소했고, 30년 10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감옥행 위기에서 도전한 이번 세 번째 대선에서 후지모리는 1차 투표 2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으나, 결선에서 좌파 교사인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에 불과 4만4천여 표 차이로 뒤졌다.

후지모리는 그러나 카스티요 측이 선거에서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채 의심스러운 20만 표의 무효화를 요구한 상태다.

선거당국도 후지모리 측의 주장을 검토하며 공식 당선자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후지모리는 일단 당장 다시 수감되는 일은 모면했지만 선거 낙선이 확정돼 대통령 면책특권도 물 건너가게 되면 재판을 거쳐 감옥에 장기간 수감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