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총리, 바르셀로나에서 연설…22일 국무회의에서 처리 예정
스페인, 독립투표 강행한 카탈루냐 전직 지도자 9명 사면 방침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며 2017년 10월 중앙정부가 불허한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카탈루냐 자치주 지도부가 곧 풀려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에서 현재 수감 중인 카탈루냐 전직 지도자 9명을 사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EFE, AP 통신 등이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재통합: 모든 스페인의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를 주제로 진행한 이 날 연설에서 "이들 9명을 감옥에서 꺼내는 것은 분명한 화합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들의 사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듯 그는 "이번 조치로 9명이 감옥에서 나오지만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이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열과 대립은 우리 모두를 망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해칠 뿐"이라며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첫발을 디뎌야 하고, 지금 스페인 정부가 그 첫발을 내디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카탈루냐 전직 지도부를 사면하겠다는 산체스 총리의 결단은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진영은 독립투표 강행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모두를 사면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산체스가 연설을 하는 사이 건물 밖에서는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우파 야당에서는 산체스 총리가 법을 어겨가며 스페인 통합을 위협하는 정치집단에 굴복했다고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독립투표를 주도한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지사 등 카탈루냐 전직 지도부 9명은 선동,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19년 10월에 징역 9∼13년형을 선고받았다.

산체스 총리는 22일 국무회의에 이들의 사면안을 올리고 승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