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흩어진 밤'·'열아홉' 잇달아 개봉
여성 감독들이 담은 10대 소녀와 집, 그리고 가족
아직은 어린애를 벗어나지 못한 10살과 곧 성인이 되는 19살 소녀, 그리고 그들의 위태로운 집과 가족의 이야기를 감정의 과잉 없이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영화 '흩어진 밤'과 '열아홉'은 선택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속하게 되는 가족 안에서 상처 주고 멀어지지만 끊어낼 수도 없는 관계를 10대 소녀들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두 편 모두 젊은 여성 감독들의 데뷔작이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들이다.

여성 감독들이 담은 10대 소녀와 집, 그리고 가족
먼저 개봉하는 '흩어진 밤'은 이혼을 앞둔 가족의 이야기다.

스타 영어 강사인 엄마와 박물관 학예사인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고, 이미 따로 나가 사는 아빠는 일주일에 한 번 볼까말까다.

중학생인 오빠 진호는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 공부에 집중한다.

막내인 10살 수민은 넷이 그대로 같이 살았으면 좋겠고 왜 엄마 아빠가 다시 친해질 수 없는지 알 수 없지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게 되면 누구와 같이 살지를 결정해야 한다.

수민이는 중학생이 되어야 배우는 경우의 수에 흩어져야 하는 가족들을 대입해 본다.

수민 역으로 2019년 전주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은 문승아는 연기하지 않는 것 같은 연기로 연극무대와 독립영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성인 연기자들을 압도한다.

이 영화를 통해 캐스팅된 홍의정 감독의 영화 '소리도 없이'가 지난해 먼저 개봉해 얼굴을 알렸다.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동기인 김솔·이지형 감독은 데뷔작인 이 작품으로 전주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받은 뒤 2년 만에 개봉한다.

24일 개봉. 전체관람가.

여성 감독들이 담은 10대 소녀와 집, 그리고 가족
올해 전주영화제 경쟁작이었던 '열아홉'은 폭력을 휘두르던 아빠가 떠나고 아픈 엄마와 살던 19살 소정의 이야기다.

엄마마저 사라지면 혼자 음악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날, 집에 돌아온 소정(손영주)은 피를 토한 채 죽어 있는 엄마를 마주한다.

아빠와 살게 될까 봐, 아파트에서 쫓겨날까 봐 두려웠던 소정은 욕조에 엄마를 숨긴 채 위태로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끔찍한 비밀을 품은 낡고 좁은 임대 아파트는 회색빛이지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때, 현장실습으로 나간 공장에서 만난 성현(정태성)과 음악을 통해 가까워질 때 소정은 다채로운 빛깔의 꿈을 꾼다.

소정의 홀로서기는 주변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지만, 서로 닮아 가까워진 성현이 찾아오며 흔들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우경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