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서안의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중국 서안의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가운데 원료 조달과 제조 과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 가장 잘 대처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과 TSMC, 소니그룹, 파나소닉 등 경쟁사를 모두 눌렀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나머지 한국 기업들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기업의 상품 공급과정을 감시하는 국제 비영리기구인 '노우더체인(KnowTheChain)'은 세계 주요 ICT 기업 60곳이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평가해 19일 발표했다.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지배구조, 위험성 평가, 조달관행, 모니터링, 근로자 의견 청취, 채용관행, 인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대처 등 7개 항목을 평가했다.

삼성은 100점 만점에 69점을 받아 HP와 함께 세계 2위를 차지했다. 1위 휴렛패커드(70점)와는 1점 차이였다. 2016년 7위(54점), 2018년 6위(62점)에서 순위와 평가점수가 모두 올랐다.

특히 지배구조에서는 93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모니터링(80점)과 대처(75점), 위험성 평가(69점), 조달관행(69점), 채용관행(66점)도 모두 평균 이상이었다. 근로자 의견 청취 항목만 32점으로 저조했다. 특히 '노사결성의 자유'가 0점이었다.
삼성전자, 100점 만점에 93점…애플·TSMC·소니 다 눌렀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애플과 인텔(공동 5위·68점), 마이크로소프트(7위·59점) 등 미국의 경쟁사들도 상위권이었다. 퀄컴(공동 17위·36점)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19위·32점), 엔비디아, TSMC(공동 20위·31점)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평가점수는 높지 않았다.

일본 기업들도 모두 부진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소니가 36점으로 공동 17위였다. 히타치(25위·27점), 닌텐도(28위·23점), 도쿄일렉트론(34위·16점), 캐논(공동 36위·14점), 호야, 파나소닉(공동 38위 13점), 교세라(공동 40위·10점) 등의 순이었다.

SK하이닉스는 14점을 받아 공동 36위에 그쳤다. 2016년 18점(17위)에서 순위와 평가점수가 모두 떨어졌다. LG전자도 5등급의 평가단계 가운데 SK하이닉스와 함께 하위에서 두번째인 4등급을 받았다. 샤오미가 0점으로 최하위, 항저우하이크비전이 3점으로 꼴찌에서 두번째에 그치는 등 중국 기업들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