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저우(神舟) 12호 유인우주선은 17일 오전 9시 22분(현지시간) 중국 서북부 간쑤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승무원 3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중국 당국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이번 발사는 2016년 선저우 11호 이후 약 5년 만에 이뤄진 중국의 7번째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으로,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프로젝트의 첫 유인 우주비행 임무이기도 하다.
이번 발사는 중국 정부가 다음 달 1일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을 통해 내부 결집을 시도하며, 행사 개최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이번 발사를 통해 국가 위신을 끌어올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사를 앞두고 열린 출정의식 영상을 보면 참석자들이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흔드는 뒤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쁘게 맞이한다'(喜迎建黨百年華誕)는 등의 표어가 등장했다.
우주복을 입은 승무원들이 손을 흔드는 와중에, 군중들은 애국주의 노래인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沒有共産黨就沒有新中國)를 부르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과의 우주 경쟁을 의식하며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논평을 내놨다.
논평은 "중국의 우주탐사 목적은 우주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며, 제로섬 경쟁을 하거나 글로벌 우주 리더십을 위해 경쟁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중국은 2019년 유엔(UN)과 함께 당시 중국이 계획 중이던 우주정거장을 위한 국제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면서 "반면 미국 의회는 중국과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협력에 대한 법적인 빗장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미의회)의 편협함과 이기심도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 의욕과 진전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발사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데 대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국력 신장과 자주정신이 중국 우주사업 발전의 근간이 됐음을 알려주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AFP 통신은 "미국이 미·러·유럽·일본 등이 협력해 만든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중국 우주비행사를 막았으며, 이러한 점이 중국의 우주 의욕에 일정부분 불을 지폈다"고 봤다.
ISS가 2024년까지 운영될 예정인 만큼, 당분간 지구 궤도에 있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 항공우주국은 ISS가 2028년까지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AFP는 설명했다.
중국이 최근 미국에 대항해 러시아와 밀착하는 가운데, 우주정거장을 매개로 한 러시아와의 우주협력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유인항천공정 판공실은 러시아 매체와의 문답 형식으로 "중러는 유인 우주비행 영역에서 양호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머지않아 외국 승무원이 중국 우주정거장의 비행에 공동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선저우 12호에 탑승하는 녜하이성(聶海勝) 등 승무원들도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기존 유인 우주비행 최장 기록인 선저우 11호의 33일을 훌쩍 넘는 약 3개월간 우주공간에 머무르며 우주선 수리·보수와 설비교체, 과학실험, 우주유영 등을 하게 된다.
중국중앙(CC)TV는 이륙과 로켓 분리 등 발사과정을 생중계했고, 우주선 내부 승무원들의 모습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중국은 톈저우 3호 화물우주선, 선저우 13호 유인우주선 등을 차례로 쏘아 올려 내년 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선저우 13호 유인우주선에 탑승할 승무원 3명은 6개월간 우주궤도에 머무를 예정이다.
중국은 유인우주선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무인 탐사선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켰고, 지난해에는 창어 5호가 달 표면 샘플을 싣고 지구로 귀환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달 자국 최초 화성 무인탐사선 톈원(天問) 1호 발사에 성공하는 등 중국이 러시아의 우주지식을 흡수해 우주산업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우주 굴기를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