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침수' 철원 이길리 감정평가 마쳐…집단이주 가시화
지난여름 닷새간 내린 744㎜의 집중호우에 마을이 통째로 잠긴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가 주택·토지 감정평가를 마치고 집단이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원군은 집단이주를 원하는 이길리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 4월 주택 66동과 창고 등 20동, 토지 7만2천여㎡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했다.

감정 결과 현재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웃도는 수준의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가에 준하는 보상비를 요구하던 주민들은 일단 안심이라는 입장이다.

철원군은 가구별 감정평가 결과를 이르면 다음 주 발송할 예정이다.

집단이주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주택·토지 보상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주민들은 오는 26일 총회를 열어 군청 관계자와 함께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상습침수' 철원 이길리 감정평가 마쳐…집단이주 가시화
이길리는 마을 옆에 한탄강이 지나는 낮은 지대임에도 북한 오성산에서 관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1979년 정부 주도로 69가구 340여 명이 이주해 민통선 내 선전마을로 조성됐다.

큰비가 내리면 마을은 강물이 범람할 위기에 노출됐고, 실제로 1996년에 466㎜, 1999년에 460㎜의 폭우가 쏟아져 마을이 물에 잠겼다.

지난해까지 3차례 물난리에 마을이 거듭 침수되자 주민들은 숙원사업이던 집단이주를 강력히 추진했다.

주민들의 요구에 강원도와 철원군은 정부로부터 받은 수해 복구 비용 148억원으로 이길리 집단이주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마을을 철거하고 2022년 상반기까지 이주 지역에 도로, 상하수도, 가스, 전력 등 기반시설 조성할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지금 위치에서 약 1.3㎞ 떨어진 고지대에 다시 마을을 꾸리기로 정했다.

'상습침수' 철원 이길리 감정평가 마쳐…집단이주 가시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