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을 마음 아프게 한 이름 '구창모'
좌완 투수 선발에 가장 고민…구창모 부상으로 또 태극마크 '불발'
"구창모가 빠진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

"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NC 다이노스 좌완 투수 구창모는 지난해 뛰어난 활약으로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의 뒤를 잇는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후보로 부상했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구창모의 부상 불운으로 야구 국가대표팀도 고민을 안고 2020 도쿄올림픽에 출격하게 됐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 '김경문호'의 최종 엔트리가 16일 발표됐다.

이번 대표팀은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채워졌다.

투수 10명 중 최원준(두산), 고영표(kt), 박세웅(롯데), 이의리(KIA),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등 6명은 생애 처음으로 성인 태극마크를 달았다.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완 투수가 8명인 반면 좌완 투수는 '맏형' 차우찬(LG)과 '막내' 이의리 2명뿐이다.

김 감독은 이날 서울 KBO 사옥 야구회관 7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음 같아서는 좌완 투수를 3명 정도 뽑고 싶었다"며 "구창모가 빠진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차우찬, 구창모, 이의리 등 3명으로 좌완 투수진을 꾸릴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구창모는 팔꿈치 뼈 상태가 안 좋아 올 시즌 '휴업' 상태에 있다.

구창모는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재활에 집중했지만, 회복 속도가 더뎌 6월 중순이 다 되도록 아직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김 감독의 '애제자'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NC 감독 시절 신인이던 구창모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집중적인 관리와 함께 꾸준한 관리로 성장을 도왔다.

그 결과 구창모는 지난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구창모도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는 "국가대표는 항상 꿈꾸던 자리다"라며 "저를 키워주신 김경문 감독님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셔서 더 뛰고 싶다"며 김 감독과 대표팀에서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구창모는 과거에도 부상 때문에 '김경문호'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아픔이 있다.

2019년 프리미어12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대회 출격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김 감독도 구창모가 다시 마운드에 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 아니라 한국 야구의 발전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다.

김 감독은 이번 엔트리 결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한 포지션이 '좌완 투수'였다며 좌완 투수 발굴이 한국 야구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올림픽 후에도 내년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계속 있는데 선발이 약한 상태에서 불펜으로 좋은 성적 내기는 어렵다"며 "한국 야구도 굵직굵직한 선발들이 생겨야 한다"고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