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지난주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역 인근을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주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역 인근을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이번주 미국 뉴욕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될 전망입니다.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아내온 Fed는 다시 돈줄을 줄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 착수는 긴축 신호탄이 될 겁니다.

시장에선 이번주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논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4~5월 물가가 많이 뛰긴 했지만 고용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점도표(dot plot)가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3개년 및 장기)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지난 3월엔 18명의 현 위원 중 4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2023년 인상을 전망한 위원은 7명이었습니다.

작년 12월 점도표에선 한 명만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가 3개월만에 세 명이 합류했던 만큼 이번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면 테이퍼링 논의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지난주 증시는 대체로 상승했습니다. 특히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많이 뛰었습니다. 밈 주식(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는 유행 종목)은 급등락했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은 더 떨어졌습니다. 이번주엔 어떻게 될까요.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여왔다.  /미 재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여왔다. /미 재무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 국제부 정인설 기자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 마감 시황


지난주 마지막 증시 개장일(11일)에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다우 지수는 0.04%, S&P 500은 0.19%, 나스닥은 0.35% 올랐습니다. S&P 500 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습니다.

다우 지수를 빼면, 한 주간으로 봐도 강세였습니다. 다우가 일주일동안 0.8% 떨어졌으나 S&P 500은 0.41%, 나스닥은 1.85% 뛰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 게 나스닥에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10년 만기 금리는 일주일 전 연 1.56%에서, 지난주 금요일 1.47%로 0.0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던 고용 보고서 등의 영향으로 한주동안 꾸준히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여왔다.  /미 재무부 제공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여왔다. /미 재무부 제공
지난주 최대 이슈는 물가였습니다.

5월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 대비 5.0% 뛰면서 시장 예상(4.7%)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증시에 선반영된데다 ‘이 정도면 감내할 만한 수준’이란 인식이 확산했습니다. Fed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고 머지 않아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그 효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가가 많이 뛰긴 했지만 Fed가 조기 긴축에 나설 만큼은 아니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안도감을 준 겁니다. CPI 발표 당일 장기 국채 금리가 0.05%포인트나 떨어졌던 게 이를 방증합니다.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커졌습니다. 11일 발표된 6월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6.4로, 전달 확정치(82.9)에서 상승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84.4)를 웃돌았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5.65로 마감해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금주 최대 관심사 - FOMC


FOMC 정례회의는 15~16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16일에 성명서를 내놓고 그 직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주초엔 FOMC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후반엔 실제 성명 내용이 증시를 지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핵심은 FOMC 위원들이 테이퍼링을 얼마나 심각하게 논의할 것이냐입니다. 소비자 물가가 4~5월에 급등했지만 ‘일시적 현상’이란 게 최근까지 Fed 내의 주류 시각이었습니다. 테이퍼링을 위한 또 다른 정책 변수인 고용은 ‘상당한 진전’이란 기준을 맞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아네타 마코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Fed를 움직일 수 있는 핵심 변수는 고용”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발표된 5월의 비농업 신규 채용은 55만9000명 늘어나 시장 기대(67만5000명 증가)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실업률은 5.8%로, 전달 대비 0.3%포인트 하락했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61.6%로 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때문에 이번 FOMC에선 위원들이 테이퍼링 논의 착수 가능성만 시사한 채 종전의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지난 4월 말 열린 FOMC에서도 “미국 경제가 정책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 어느 순간엔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일부 위원이 밝혔다”고 뒤늦게 공개(FOMC 의사록)했습니다.

최근 들어 조기 테이퍼링 필요성에 공감하는 Fed 인사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 랜들 퀄스 부의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태도 변화를 보일지도 주시할 대목입니다. 그동안 ‘테이퍼링 논의는 시기상조’란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점도표 및 경제전망 보고서


3개월마다 나오는 점도표 역시 눈여겨봐야 합니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위원이 몇 명이나 늘었을지가 관건입니다. 올 3월엔 18명의 Fed 위원 중 4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금리 중간값이 소폭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3명의 FOMC 위원이 종전 생각을 바꿔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겨야 합니다. 설사 그렇다 해도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파월 의장이 이를 인위적으로 과소평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월 공개한 점도표.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총 18명 중에서 4명으로 파악됐다.  /Fed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월 공개한 점도표.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총 18명 중에서 4명으로 파악됐다. /Fed 제공
FOMC가 내놓는 경제 전망 보고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각 위원들의 향후 위험 평가에 대한 세부 항목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위원들의 경기 전망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수정할 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웰스파고증권의 마이클 슈마허 금리전략 책임자는 “2023년의 인플레이션 전망치 수정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가 예측이 상승할 경우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Fed는 3월 보고서에서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이 2.2%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작년 12월의 1.8%에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내년엔 2.0%(작년 12월엔 1.9%), 2023년엔 2.1%(작년 12월엔 2.0%)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월 공개한 향후 경제 성장률 및 실업률, 물가 상승률 전망치.  /Fed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3월 공개한 향후 경제 성장률 및 실업률, 물가 상승률 전망치. /Fed 제공
Fed는 당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내 일시적으로 2.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만, 지난달 말 발표된 4월 PCE(개인소비지출) 기준 근원 물가는 3.1% 뛰었습니다. 작년 8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했지만 Fed 예상보다 물가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매판매 및 생산자 물가


이번주엔 소매판매와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나옵니다.

5월의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7%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3월엔 이례적으로 10.7% 급증한 데 이어 4월엔 변동이 없었습니다. 소매판매가 5월에 감소세로 전환하면 올 2월 이후 3개월만이 됩니다.

4월만 놓고 보면 의류 및 관련 액세서리 판매가 전달보다 5.1% 줄었습니다. 식음료 부문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기저효과 탓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는 3.1% 늘었습니다. 5월 소비자 물가지수의 세부 항목에서 중고차 가격이 전달 대비 7.3% 급등했기 때문에, 지난달 차량 매출이 전체 소매판매 하락을 막아줬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PPI는 4월에 작년 동기 대비 6.2%나 뛰었습니다. 올들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 원가 압력이 높아졌습니다.

이번주엔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달 첫째주의 신규 청구건수는 37만6000건에 그쳤습니다.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작년 팬데믹 선언 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방정부의 관대한 추가 실업급여(주당 300달러) 때문에 인력 수급 불일치가 심각하지만 점차 해소될 전망입니다. 앨라배마 오하이오 등 총 25개 주가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상당수 주에선 지난 주말부터 실제로 중단했습니다. 신규 수당 청구건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15일(화) 생산자 물가지수(5월, 전달은 6.2%) / 소매판매(5월, 전달엔 변동 없었음) /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6월, 전달은 24.3) / 산업생산(5월, 전달은 0.5%) /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가격지수(6월, 전달은 83)

16일(수) FOMC 성명서(오후 2시) / 제롬 파월 Fed 의장 브리핑(오후 2시30분) / 수입물가지수(5월, 전달은 0.7%) / 주택착공(5월, 전달은 157만 채) / 재닛 옐런 재무장관 상원 증언

17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제조업지수(6월, 전달은 31.5)

▶1분기 실적 발표 기업


이번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 중에선 오라클과 크로거, 어도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스톱 AMC 클로버헬스 블랙베리 등 밈 종목 주가도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급등락 장세를 보여온 이런 종목들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시장 조작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주 실적 발표하는 주요 기업>

15일(월) 오라클
16일(수) 프로그레시브
17일(목) 어도비 크로거 스미스&웨슨

▶이번주 핵심 이슈


이번주에는 ① FOMC에서 테이퍼링 등 긴축 전환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② 점도표에서 금리인상 전망 시점이 앞당겨질지 ③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④ 게임스톱 AMC 등 밈 주식들의 급변동 장세가 이어질지 등이 주목됩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