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침대 축구'에는 "심판이 적극 대응해야" 일침
'2차 예선 무패' 벤투 감독 "만들어나가는 과정 좋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52) 감독은 대표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긍정적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서 레바논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달 국내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 레바논과 예선 3전 전승을 포함해 월드컵 2차 예선 6경기 무패(5승 1무·승점 16)를 달린 한국은 H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비록 이날 레바논에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뒤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신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벤투 감독은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과정은 좋다고 믿는다.

확신을 가지고 선수들과 좋은 축구를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한 수 아래인 레바논에 한 골 차 승리를 거둔 게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벤투 감독은 "좋았던 경기력이 '한 골 차'에 묻힌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5-0, 6-0으로 이길 수 없다.

현대 축구에서는 특히 그렇다.

어렵게 승리하는 것도 좋은 과정이다.

어렵게 승리해야 더 큰 기쁨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중 레바논의 '침대 축구'에 격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이에 대해 "심판진이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으면 한다"며 "최종예선에서도 이런 일이 흔하게 나타난다면 아시아 축구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차 예선 무패' 벤투 감독 "만들어나가는 과정 좋다"
-- 6월 월드컵 예선 3연전에서 전승을 거뒀다.

소감은.
▲ 전반적으로 이번 소집 기간 모든 게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달성했다.

오늘의 1점 차 승리는 우리의 경기력을 전부 반영하지는 못했고 더 나은 스코어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전반적으로 팀의 경기력은 긍정적이었다.

아쉬운 점은 오늘 이재성이 약간 다쳤는데, 심각한 부상이 아니기를 바란다.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고 애쓴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 송민규와 남태희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 두 선수 모두 전체적인 팀 경기력이나 템포에 잘 녹아들었다.

전·후반 각기 다른 대형에 섰지만,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남태희는 이번 소집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송민규도 이번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는데 2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오늘 양 측면에 다 기용이 됐고 다른 전술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는데 그런데도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 레바논의 '시간 끌기'에 거칠게 항의했는데, 최종예선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대비책은.
▲ 상대의 경기 스타일이나 전략, 예를 들면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이나 낮게 내려서서 박스 안에서 밀집 수비를 하는 데 대해서는 대비책을 분명히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을 끌고 플레이를 지연시키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플레이할 방법이 없다.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건 필드 위에 3명뿐이다.

더욱 재미있는,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고 즐거운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심판들이 대응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종예선에서도 이런 일이 흔하게 나타난다면 아시아 축구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판진들이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으면 한다.

-- 주전 대부분을 내세웠지만, 진땀승을 거뒀다.

준비한 대로 예선을 잘 풀어나가고 있는지.
▲ 3경기에서 12득점 1실점을 했다.

결과를 떠나서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좋다고 믿는다.

성적을 내고 이기면 다 좋아 보이고, 성적이 안 좋거나 어려움이 있으면 모든 게 안 좋아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선수들과 좋은 축구를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 골 차 승리였기 때문에 어려운 승리로 비춰질 수 있다.

좋았던 경기력이 '한 골 차'에 묻힌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축구에서는 가장 흔한 게 어려운 승리다.

모든 경기에서 5-0, 6-0으로 이길 수 없다.

현대 축구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힘을 길러야 한다.

어렵게 승리하는 것도 좋은 과정이다.

어렵게 승리해야 더 큰 기쁨도 누릴 수 있다.

-- 최종예선에서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날 텐데, 빌드업 축구를 유지하면서 변화를 줄 복안이 있는지.
▲ 만들어 가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고, 스타일을 바꿀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

최종예선에서 더 강한 상대들이 많다면 경기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조 추첨을 통해 어떤 상대들과 맞붙을지도 봐야 한다.

우리가 해왔던 틀 안에서 잘 준비하되 상대를 분석하면서 대응하겠다.

-- 3연전 동안 한국 수비진의 활약을 평가하자면.
▲ 상대 진영에서 경기한 시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수비수들도 공격에 가담하고 빌드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에게 역습을 내주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는데 앞선에 있는 선수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압박, 대응하는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포백이 잘 해줬다.

수비 조직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한 경우가 많지는 않았지만, 최종예선에서는 다른 양상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