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의견 뚜렷한 데스파이네, 시원시원한 주문으로 호투

kt 데스파이네는 베테랑 포수 허도환을 왜 불렀을까
kt wiz의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는 자기 의견이 뚜렷한 선수다.

최고의 공을 던지기 위해 자기 생각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상대가 누구든, 격의 없는 의사 표현을 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KBO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해달라고 이강철 kt 감독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다른 투수들은 보통 하루라도 더 휴식을 취하고 선발 출전하길 바라는데,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편하다며 이런 주문을 했다.

데스파이네의 성격은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2-1로 앞선 6회초 2사 1, 2루 위기 정은원 타석 때 갑자기 벤치를 향해 통역을 불렀다.

허도환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제스처였다.

데스파이네는 허도환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통역을 통해 주문했다.

팔을 돌리는 모습이 마치 사인을 빨리 달라는 주문 같았다.

허도환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데스파이네를 달랬다.

포수석에 다시 앉은 허도환은 빠르게 사인을 냈고, 데스파이네는 스트라이크 2개를 연속으로 꽂으며 정은원을 루킹 삼진 처리했다.

시원시원했다.

kt 관계자는 "데스파이네는 허도환과 일반적인 대화를 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빨리 사인을 내라는 주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5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연합뉴스